제 밥그릇은 안녕할까요?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2월 2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안녕하세요, 텍스트 콘텐츠 만들어서 먹고 살고 있는 엄지용입니다. 얼마 전 한 대학 교수님과 점심식사 자리를 함께한 적이 있는데요. 자리에 앉자마자 이 분이 신이 나서 이야기를 꺼내는 겁니다. ‘콘텐츠 생산성’의 숙제를 극복할 아이를 발견했다고요.
뭔 말인가 하니 이 분은 물류 콘텐츠를 정리해서 올리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혼자서 운영하다 보니 콘텐츠 송고량이 적어서 고민이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블로그가 잘 알려지지 않은 초반에는 콘텐츠 숫자가 트래픽에 영향을 주는 게 맞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나 다 쓸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기엔 재미가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헌데 식사 미팅 바로 전날 ‘인공지능’을 통해 그 고민을 해결했다고 합니다. 불과 몇십분만에 물류 디지털 전환 주요 사례와 물류로봇 도입 현황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네, IT업계에서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챗GPT’ 이야기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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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챗GPT는 오픈AI가 개발한 자연어 생성 모델입니다. 이 모델은 GPT-3(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3)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대화처럼 대답하는 챗봇과는 다르게 사용자의 입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텍스트를 ‘생성’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실 앞에 ‘한 문단’은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사람인 제가 흐름에 맞춰 윤문한 것인데요. 다시 설명하자면 챗GPT는 질문을 적으면 인공지능이 답변해주는 ‘챗봇’이라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합니다. 뭔가 나사 빠진 듯한 대답을 왕왕 하기도 하는 챗봇과 다르게 챗GPT는 꽤나 전문적인 영역의 텍스트를 장문으로 뽑아내기도 하고요. 심지어 제가 주로 다루는 영역인 물류 관련 내용도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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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챗GPT의 답변이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챗GPT는 기본적으로 논문, 기사, 웹사이트 등 인터넷에서 가져온 대규모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는데요. 기본적으로 ‘과거(현시점 2021년까지)’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하기 때문에 벌어지지 않거나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대한 답을 하지는 못합니다. 텍스트 데이터와 이어지는 패턴을 암기하여 답하는 특성으로 인해,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답을 사실처럼 전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챗GPT는 향후 미래 산업을 변화시킬 기술로 그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습니다. 당장 제가 먹고 살고 있는 이유인 ‘정보 전달형 콘텐츠 작성’만 하더라도 말이죠. 이미 널리 알려진 내용이라면 챗GPT는 저보다 훨씬 빠르게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완성된 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소위 ‘렉카’나 ‘우라까이(베껴쓰기)’라 불리는 영역에서 챗GPT는 확실히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 보이는데요. 물론 아직까지 챗GPT가 만드는 글의 구성이 매끄럽진 않지만, 문장을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이 없는 수준까진 현재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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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독자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챗GPT는 정말로 괜찮은 물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을까요? 과연 제 밥그릇은 안녕할 수 있을까요? 이어지는 내용은 저와 점심식사를 함께한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가 챗GPT에 질문하여 전달받은 콘텐츠 일부인데요. 챗GPT가 한글에 약한 특성을 감안하여, ‘윤문’은 사람인 제가 했으니 어떤 맥락이 담겼나를 중심으로 살펴주세요.
최근 몇 년 사이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로봇 기술 적용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비용 절감을 위한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로봇 기술이 물류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수단으로 주목받는 것입니다.
기업들은 물건을 집품(Picking)하고, 포장하고 운송하는 모든 영역에서 로봇을 활용하여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물류센터 안에서 로봇 기술이 가장 많이 활용되는 영역은 ‘집품’인데요. 집품이란 고객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선택하여 포장 작업대까지 가지고 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로봇이 적용되지 않은 전통적인 집품 프로세스는 사람 작업자가 창고를 돌아다니며 물건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 방식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동 집약적일 수 있습니다.
반면, 로봇 기술을 사용하면 창고를 탐색하고 항목을 검색하여 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작업 시간을 절약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동 집품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작업자의 부상 위험도 줄일 수 있습니다.
포장 및 운송과 연계되는 영역에서도 로봇 기술은 창고 안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로봇은 물건을 상자에 넣고 적절한 위치로 운반하는 데 사용할 수 있고요. 이를 통해 주문 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운송 중 오류 및 상품 파손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류센터 재고관리에도 로봇 기술은 적용될 수 있습니다. AMR(Autonomous Mobile Robot)을 사용하여 재고 수준을 스캔하고 추적할 수 있고요. 또 창고에 적절한 품목이 재고로 남아있는지 확인하고, 보충 시기를 창고 직원에게 알릴 수도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재고 소진 위험을 줄이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물류센터 청소와 유지보수 작업에도 로봇은 활용되는데요. 로봇은 창고 바닥을 청소하고 잠재적인 위험을 탐색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창고를 도색하기 위해 특수한 로봇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로봇을 통해 물류센터는 현장 안전과 청결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고요. 기존 수동 세척과 유지보수에 사용하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물류센터에 로봇 기술을 적용하면 효율성과 생산성,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동시에 비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피킹 프로세스부터 재고관리와 운송, 청소 및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로봇 기술은 창고 운영 방식을 혁신하여 기업에 보다 비용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물류센터 로봇 이야기 재밌게 보셨나요? 다시 돌아온 사람 엄지용입니다. 원래 송상화 교수가 전했던 원문과 비교하면 상당 부분 축약됐고, 또 사람인 저의 손을 거쳤기에 조금 다른 맛이 나는 글이 나오지 않았나 싶은데요. 윤문을 거치지 않은 인공지능이 작성한 야생의 콘텐츠 전문을 보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함께 보면 좋아요! : chatGPT가 들려주는 물류 산업에서의 로봇 기술 활용 사례 및 도전들, 송상화]
개인적인 평을 남기자면 일일이 따지자면 ‘논란’이 생길 부분이 없지 않지만요. 그럼에도 크게 엇나가진 않는 보수적인 스토리텔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송상화 교수에게 물어보니, 챗GPT는 기본적으로 착한 친구라서 대체로 긍정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답변한다고 하는데요. 만약 논란되는 내용이나 반대 입장을 글에 추가하고 싶다면, 관련 질문을 재차 던지는 방식으로 챗GPT의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챗GPT는 여러 글을 학습하여 그럴듯한 답변을 만드는데 탁월한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답변 내용은 다소 개괄적인 수준에 머물렀는데요. 만약 챗GPT의 도움 없이 제가 글을 썼다면, 이런 평범한 내용을 다루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건 챗GPT가 주로 평범한 텍스트를 학습하여 그에 따른 결과를 답변으로 노출하여 생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챗GPT 스스로가 학습한 내용 중에 어떤 것이 특별한지 파악하는 역량은 없기에, 결국 챗GPT를 잘 사용하려면 ‘질문’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특별한 답변을 얻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리겠죠”
-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
결론을 내자면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제가 물류 콘텐츠로 먹고사는 데 큰 지장을 줄 것 같지 않습니다. 새로운 현상을 발굴하고 이미 벌어진 사건들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역량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챗GPT에게 ‘기자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냐’고 질문하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AI가 뉴스를 포함한 다양한 텍스트를 학습했기에 일반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다고요. 하지만 독창적인 콘텐츠나 실시간으로 발생하는 사건 보도라면 AI가 인간 기자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요.
사실 ‘독창적인 콘텐츠’는 우리가 사이버 렉카를 목표하지 않았다면, 원래 마땅히 갖춰야 할 소양입니다. 하지만 여러 상황적인 제약으로 저 또한 이따금 이미 알려진 내용을 정리하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요. 챗GPT와 대화를 하다 보니 괜스레 반성하게 됩니다. 인공지능한테 밥그릇 넘겨주는 미래는 좀 싫거든요. 계속해서 발로 뛰며 독립적인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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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가 4000억원대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매일경제를 통해 보도됐습니다. 익히 알려졌듯 ‘무신사’는 커머스 혹한기에도 이례적으로 흑자경영으로 지속 성장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한 편에서 벌어지는 쿠팡과 네이버로 대표되는 종합몰의 버티컬 침공은 무신사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한 모습입니다. 매일경제 또한 이런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글로벌’에서 발굴하기 위한 행보로 상황을 분석했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몸값 4조 무신사 수천억대 투자 유치 추진, 매일경제]
전 세계를 덮친 유동성 악화로 큰 타격을 입은 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애그리게이터’입니다. 애그리게이터는 소형 브랜드 업체를 인수하고 통합 운영망을 통해 매출 성장을 일으켜 이를 근거로 외부 투자를 받아 더 큰 기업가치를 만드는 모델인데요. 아무래도 금융업 속성이 강한 특성으로 인해, 유동성 악화의 한파를 몸으로 맞는 모습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뭉쳐야 뜬다, 애그리게이터!, 기묘한]
[함께 보면 좋아요! : '브랜드 애그리게이터' 난립에 투자 업계 '냉랭', 전자신문]
갑자기 왜 애그리게이터 이야기를 하냐고요? 저는 무신사가 사실상 애그리게이터 모델을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무신사는 유동성 문제 없이 안정적 현금흐름을 잘 만들고 있다는 차이는 있겠지만요. 이미 무신사는 다수 패션 브랜드에 투자했고, 글로벌 성장 판로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이번 투자 유치 행보 또한 글로벌을 연결하는 통합망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고요. 비슷한 시기 무신사가 글로벌을 포함한 ‘풀필먼트’ 사업 본격화를 선포한 부분은 의미심장합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무신사식 패션 풀필먼트는 ‘일본’을 가리키고 있다, 커넥터스]
한 편에서 몇 년 전 많은 투자를 받고 업계의 관심을 모았던 ‘공유주방’의 최근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지점 숫자를 줄이고, 사업 철수를 결정하는 등 상황이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시국에 오히려 점포를 늘리는 공유주방이 있더군요?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가 운영하는 ‘도시주방’입니다. 점포를 줄이는 공유주방과 늘리는 공유주방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도시주방 운영 담당자를 커넥터스가 만나봤습니다. 여기서도 애그리게이터의 맥락이 읽히는 건 저의 착각이 아니겠죠?
[함께 보면 좋아요! : 위기의 공유주방 업계, ‘도시주방’은 오히려 성장했다고요?, 커넥터스]
오늘은 커넥트레터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틀을 깬 시도를 해봤는데요. 월급쟁이 시절에는 가끔씩 콘텐츠 기행을 했지만, 커넥터스를 시작하고선 인간이 보수적으로 바뀌어서 웬만해선 하던 대로 콘텐츠를 냈거든요. 요즘 제가 좀 먹고 살만해진 모양입니다(...). 사실 마음 한 편에선 지금도 쫄리고 있지만, 혹시 읽을 만했다면 작은 피드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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