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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용 Jun 15. 2023

혐오의 시대, 적정 배달비 ‘공짜’는 가당한가요?

여러분의 적정 배달료는 얼마인가요?

1. 이 글은 커넥터스가 만드는 큐레이션 뉴스레터 '커넥트레터'의 6월 15일 목요일 발송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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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배달을 나갔습니다


‘도자킥’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라이더 업계 은어인데 도보, 자전거, 킥보드로 근거리 배달을 수행하는 이들을 뜻합니다. 얼마 전 배달의민족 실무자를 만자 저녁 식사를 함께 한 적이 있는데요. 어쩌다 대화중에 도자킥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어떻게 그것을 알고 있느냐고 그 분이 신기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라이더들이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플랫폼에서도 사용하고 있었나 봅니다. 


지난 2021년 10월 커넥터스를 창업한 전후로, 저는 자전거 라이더로 몇 달을 활동했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했던 그 시절, 배달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고요. 겸사 부족한 운동을 할 수도 있으니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 직장을 퇴사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이 그 시간의 기록을 담고 있네요.

[함께 보면 좋아요! : 자전거 배달 현장에서 만난 물류 이야기바이라인네트워크] 


하지만 본격적으로 커넥터스를 시작한 이후로는 콘텐츠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핑계로 배달을 거의 하지 못했는데요. 조금 여유가 생긴 요즘, 평소처럼 동네를 산책하다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배민커넥트’ 앱을 켰습니다. 다분히 충동적이긴 했지만요. 엔데믹이 왔다는 이 시절, 현장의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짤막하게 두 건의 도보 배달을 수행했는데요. 얼마 전 제가 수행한 배달 두 건에 대한 정산을 받았습니다. 배달료는 6800원으로 3000원짜리 기본요금(0.5km) 배달 한 건과, 약간의 거리할증이 더해진(1.6km) 3800원짜리 배달 한 건에 대한 임금이고요. 여기서 배민커넥트 라이더라면 자동으로 가입되는 시간제 유상운송 보험료 264원, 산재보험료 1575원, 고용보험료 2660원을 제한 2301원을 입금 받았습니다. 


이중 저처럼 파트타임으로 띄엄띄엄 배달을 하는, 전월 수익이 80만원이 안 되는 라이더를 대상으로는 고용보험료 2660원을 소급 적용해주는데요. 이에 따라서 제가 배달 두 건을 수행함으로 받은 실 정산액은 총 4961원으로 건당 2500원 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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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뉴스픽 :                

여러분의 적정 배달료는 얼마인가요?


지난달 네이트Q에서 진행한 한 설문조사가 화제입니다. <‘라이더 배달비 인상 요구’ 당신이 생각하는 적정 배달비는 얼마인가요?>라는 제목으로 5월 20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이 설문조사에는 참여자 1만1140명이 몰렸는데요. 가장 많은 이들(4241명, 38%)이 생각하는 적정 배달비는 놀랍게도 ‘공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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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Q가 진행한 적정 배달비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이들이 선택한 적정 배달비는 0원이었다. ⓒ네이트Q 캡처

네이트Q의 설문조사 제목에 붙은 ‘라이더 배달비 인상 요구’라는 사족은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과 같은 달 27일 석가탄신일 대체공휴일에 맞춰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 노동조합이 진행했던 두 차례의 파업을 겨냥한 듯 했습니다. 민주노총의 파업 당시 핵심 주장이 배달의민족의 기본 배달료 3000원을 4000원으로 올려 달라는 것이었거든요.

[함께 보면 좋아요! : “배달료 인상하라” 배민라이더, 27일 하루 파업국민일보]


사실 기본 배달료 인상은 이번 파업만의 의제는 아니었고요. 오래 전부터 라이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요구해왔던 사항이었습니다. 아래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과의 커넥터스 인터뷰 콘텐츠에서 언급됐던 ‘안전 배달료’도 표현 방식은 다르지만, 기본 배달료 인상 주장과 상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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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번 파업은 이달 초 민주노총과 배달의민족 물류망을 운영하는 법인 우아한청년들이 단체협상에 잠정 합의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습니다. 노조의 요구처럼 기본 배달료가 인상되지는 않았지만요. 우아한청년들은 ‘플랫폼 라이더 상생 지원제도’를 만들어서 매월 일정 배달 건을 수행하는 라이더를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고요. 지원금 지급 조건은 1) 배민커넥트를 통해 연간 일정 배달 수행, 2) 배민라이더스쿨 안전교육 수료, 3) 운전면허 정지 이상의 처분 이력 없음, 4) 오토바이 환경 검사 제출입니다.


돌아와서 이번 네이트Q의 설문조사에는 언젠가부터 당연해진 2000~3000원 이상의 배달비 부가에 대한 소비자의 분노가 반영된 것처럼 보입니다. 실제 공짜 배달은 옛말이 된지 오래고요. 잊을만하면 등장했던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배달료 인상 발표는 이러한 분노를 부추겼다고 봅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교촌치킨 배달비 논란의 이면머니투데이]


안타까웠던 것은 소비자의 분노가 향한 지점이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베스트댓글은 배달 라이더를 비하하는 은어인 ‘딸배’라는 표현을 써가며, “배달비를 더 받고 싶으면 음식점에서나 받으라”고 비아냥댔고요. 두 번째로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역시 “언젠가부터 개인 배달원을 없애고, 배달비는 더 받는데 양심없다”며 음식점주를 겨냥하는 듯한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배달비 인상의 주범으로 라이더와 음식점주를 몰고 가는 댓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정말일까. ⓒ네이트Q 캡처

그런데 말이죠. 정말 배달비 인상의 주범은 이들인 것일까요?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기본 배달료 인상을 요구했던 라이더가 잘못한 것일까요? 마차가지로 모두가 힘든 이 시기에 배달료를 올려 받은 음식점 사장님이 잘못한 것일까요? 소비자들의 희망처럼 이들은 ‘공짜 배달비’를 지속해야 했던 것일까요?


원래부터 공짜 배달은 없었습니다


사실 배달앱이 등장하기 이전의 역사까지 생각한다면 한국인들에게 ‘배달비’는 마땅히 공짜였습니다. 초기 배달시장을 형성, 확장했던 중국집, 치킨집, 피자집은 모두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조금 더 적나라하게 이야기하자면 경쟁의 무기로 배달비를 ‘무료’로 설정했고요. 소비자들의 인식에도 당연히 ‘배달 = 공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공짜 물류’는 없었습니다. 이제는 단건배달 서비스가 아니게 됐지만, 배민1과 쿠팡이츠와 같은 물류를 포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앱에 음식점이 입점한다면 7% 상당의 수수료(결제 수수료 3% 별도)와 별도로 6000원의 배달비까지 플랫폼에 지급해야 하고요. 배민1과 쿠팡이츠는 이 6000원을 소비자와 나눠서 내도록 음식점 사장님이 설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바로 여기서 소비자 대상 배달비가 책정됩니다.

배민1과 쿠팡이츠의 수수료. 디테일은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중개 수수료에 더한 배달비를 음식점으로부터 수취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각사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와 같은 플랫폼에는 입점만 하고, 배달은 알아서 하는 사장님도 당연히 플랫폼에 지급하는 광고료나 수수료와 별도로, 배달 운영에 따른 비용을 써야 합니다. 예컨대 배달대행업체를 사용한다면 건당 3000~4000원 대의 기본 배달료와 상황에 따라 부가되는 할증 수수료, 월단위로 부가되는 10여만원의 관리비를 내야 하고요. 배달인력을 아르바이트로 고용한다면 최소 최저시급 이상의 급여를 줘야할 것입니다. 물론 사장님이 직접 배달한다면 ‘공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정말 사장님의 노동의 가치가 0원은 아닐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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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런 배달 관련 비용들은 요즘 기준으로 이야기한 것이긴 하지만요. 예전이라고 해도 배달 관련 비용이 없던 것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과거의 음식점들이 공짜 물류를 내세울 수 있었던 이유는 명백하게도 배달에 들어가는 원가가 ‘음식 가격’에 녹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동네 중국집에 방문하면 홀에서 먹는 가격이 배달음식의 가격보다 저렴하게 매겨진 경우를 왕왕 발견할 수 있는데요. 바로 이 할인액이 배달에 투하되는 비용이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죠.


음식점 사장님들이 굳이 이미 있는 배달비를 숨겨서 공짜처럼 보이는 선택을 한 이유도 명백합니다. 그렇게 해야 더 ‘잘 팔리기’ 때문입니다. 요식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만3000원에 배달비 무료인 떡볶이집과 1만원에 배달료 3000원을 받는 떡볶이집이 있다면 대부분의 소비자는 실제로 가격은 같지만 전자를 선택하고요. 오히려 후자의 음식점은 배달비가 비싸다고 안 좋은 리뷰를 남기는 사례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요컨대 ‘공짜 물류’는 과거부터 흔했던 요식업계의 마케팅 도구였고요. 사실 이 같은 공짜 물류를 매출 창출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는 배달업계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도 합니다. 우리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료 배송’ 상품도 계약업체 물량에 따라서 택배비는 2000원이 될 수도, 3000원이 될 수도 있지만요. 이런 배달료를 없는 것처럼 만들어서, 상품 가격에 녹여 내렸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배달비 인상의 진짜 이유


그렇다면 왜 갑자기 불과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짜’였던 배달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치솟아 오른 것일까요? 그 이유는 누구 책임이라 딱 집어서 이야기하기 어려울 만큼 굉장히 복합적이지만요. 제가 생각하는 대표적인 이유를 세 가지만 꼽아서 소개해보겠습니다.


① 먼저 인플레이션을 맞은 자들


첫째로 식자재로 대표되는 원물 가격이 올라갔습니다. 지금에야 모든 소비자들이 생활물가 인상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고 있지만요. 사실 원물 가격 인상의 여파는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유동성 호황기에도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2021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고기를 팔던 저는 우연찮게 그 여파를 직접 경험했고요. 그때부터 올라가던 원물 가격의 여파는 음식점들이 운신할 수 있는 마진의 폭을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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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3월 데일리임팩트가 한국소비자원과 식자재 유통 플랫폼 마켓보로의 데이터를 인용하여 진행한 분석을 보자면요. 음식 판매 가격이 1년 동안 10.4% 인상했을 때, 식자재 가격은 평균 1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판매 가격과 식자재 가격 인상율의 차이인 약 7.2%는 그대로 음식점들의 원가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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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달아 최저임금으로 대표되는 인건비와 부동산 임대료까지 엔데믹과 맞물리며 빠르게 올라갔는데요. 이러한 배달 매장을 운영하기 위한 고정비용의 증가도 사장님들의 마진의 폭을 줄인 요소가 됐습니다. 결국 음식점들이 밖으로 빼낼 수 있는 원가였던 숨어있던 ‘배달비’가 소비자에게 전가되기 시작한 것이죠. 부동산 임대료와 인건비 역시 판매가격에 반영되는 원가이긴 하지만, 소비자에게 내달라고 하기에는 아무래도 많이 이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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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최저임금 인상 추이. 엔데믹이 본격화된 2022년부터 5%의 전년 대비 인상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네이버

② 없던 보험이 나타나면 생기는 일


두 번째 이유는 배달비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으로 작용한 ‘보험료’의 등장입니다. 사실 배달 라이더는 대표적인 회색 업종이었습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라는 이름으로 아무나 진입할 수 있었고요. 개개인이 사장님격인 자유직이라는 이유로 근로자의 4대 보험 가입 의무도 없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모든 배달 오토바이는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요. 문제는 이 보험료가 상당히 비싸다보니까, 보험료를 낮추는 각종 지하의 편법들이 횡행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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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노동에 대한 논의가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라이더 대상 ‘보험 서비스’가 등장, 적용되기 시작했고요. 대표적인 것이 2022년 1월부터 배달 라이더 대상으로도 의무화된 ‘고용 보험’이고요. 2023년 7월부터는 라이더 대상 ‘산재 보험’ 역시 의무화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유상운송용 보험 문제 역시, 배달 플랫폼이 보험사와 제휴하여 ‘시간제 유상운송용 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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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움직임이 마땅히 배달 노동자의 권리 증진을 위해서 필요한 긍정적인 방향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요. 문제는 보험이 ‘공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처음 소개했듯 두 건 6800원의 배달료가 보험료를 모두 제하니 4961원까지 떨어졌던 저의 사례처럼요. 지금껏 내지 않아도 됐던 보험료가 사업주와 배달 라이더가 분담하는 구조로 배달 노동자의 임금에 반영되기 시작했고요. 이렇게 현실에 반영되기 시작한 보험료는 실질적으로 음식점에게 부가하는 배달요금을 인상하는 요소로 크게 기여합니다. 과거 3000원 전후로 형성됐던 기본 배달대행 요금이 4000원대까지 치솟았던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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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단건배달 전쟁은 끝났다


마지막 배달비 인상의 이유는 2022년 초를 기점으로 한 쿠팡이츠와 배민1의 단건배달 프로모션 종료입니다. 2018년 11월 쿠팡이츠가 등장하여 전면에 내세웠던 ‘단건배달’은 배민1으로 대표되는 배달의민족의 맞대응이 계기가 돼 코로나19 기간 동안 치열한 경쟁을 계속했습니다.


이 시기 배달 라이더 대상으로 지급하는 건당 임금이 2만원까지 치솟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말도 안 되는 프로모션 요금을 당시 감당하던 주체는 ‘플랫폼’이었고요. 그 이유는 서비스 품질 유지의 핵심이 되는 라이더를 영입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던 것이 자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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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엔데믹과 맞물려 배달수요 자체가 줄어들면서, 배달업계는 소강기에 들어섭니다. 라이더에게 지급하던 말도 안 되는 배달비는 점차 줄어들었고요. 쿠팡이츠와 배민1이 음식점주에게 책정했던 단건배달 프로모션 수수료 1000원과 배달비 5000원의 기준도 앞서 언급했던 7% 내외의 수수료와 배달비 6000원으로 정상화, 음식점 입장으로 바꿔 말하면 ‘인상’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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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국내 1위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22년 4241억원의 압도적인 영업이익을 내며 당당히 수익화를 증명했고요. 하지만 음식점의 부담은 역으로 커졌습니다. 5000원이었던 프로모션 배달비가 6000원으로 인상됨에 따른 부담이 가중됐음은 물론이고요. 2~3만원에 달하는 배달 평균 객단가를 감안한다면 1000원이었던 수수료가 7% 내외로 바뀐 것도 ‘인상’이나 다름없거든요. 그 결과 실제 배민1과 쿠팡이츠가 프로모션을 종료한 2022년 초부터 소비자가 부담하는 단건배달 요금이 눈에 띄게 올라갔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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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제 배달 플랫폼들은 늘어난 배달비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을 상쇄시키기 위해 ‘묶음배달’ 서비스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배달의민족이 먼저 출시한 ‘알뜰배달’이 그렇고요. 쿠팡이츠가 이어서 받은 ‘세이브 배달’이 또 그렇습니다.


하지만 플랫폼들이 새로 출시한 묶음배달 수수료 체계를 들여 보자면, 여전한 명암은 있습니다. 과거 단건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 플랫폼이 음식점에게 배달대행업체보다 높은 배달료 6000원을 받은 이유는 애초에 묶음배달이 표준이 돼서 움직였던 배달대행업체보다 서비스 수준이 ‘높기’ 때문이었는데요.


그런데 쿠팡이츠는 새로 출시한 묶음배달에서도 단건배달과 같은 수수료를 음식점에 책정하여 받고 있고요. 공개된 배민1의 알뜰배달에 대해서도 경우에 따라서 기존 단건배달보다 높은 배달료를 낼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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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혐오의 대상이 필요한가요?


여기까지 본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정말로 라이더와 음식점이 최근 일어나고 있는 배달비 인상의 ‘원흉’처럼 느껴지나요? 당장 최근 도보 배달 업무를 수행한 저만 하더라도, 두 건의 배달을 수행하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이 조금 넘었고 그 대가로 5000원 가량의 돈을 실정산 받았습니다. 정말로 이 금액이 많다고 생각하나요?


‘혐오’는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데 이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면서도 쉬운 도구입니다. 혐오의 대상이 명확하다면, 우리는 함께 분노할 수 있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쉽게 많은 이들에게 퍼져나갑니다.


그 혐오의 대상이 평소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이들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무슨 이유가 됐든, 배달 라이더가 평소 도로의 무법자로 악명 높았던 것은 분명하고요. 우리의 미래가 치킨집이라 자조하듯, 요식업 자영업자들도 그렇게 사회적으로 선망 받는 업종이라 보기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무분별한 혐오의 대상이 돼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한 세기 전 역사가 증명하듯, 혐오는 많은 경우 사회의 약자를 향했습니다. 그들은 힘이 없기 때문에 사회의 편견을 그대로 몸으로 받았고요. 뭉치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를 대중에게 소명하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 힘이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막대한 자본과 권력을 바탕으로 더욱 더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 있는 프로파간다로 확산됐습니다. 어느 순간 프로파간다의 진위는 중요하지 않게 됐고요. 그 자리에는 맹목적인 혐오만이 남게 됐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느끼고 있는 배달비 인상은 분명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 분노의 대상은 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요. 아니, 분노라는 것이 가당한가요?

넘어가긴 아쉬운 이야기들 :                

인플레이션은 모두의 이슈입니다

배달업계에서만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팬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대란의 나비효과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고요. 이미 많은 리테일러들은 소비자들에 앞서 그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엔데믹에 와서 그 변화는 ‘소비자 물가’에까지 반영된 것이고요. 다행히 그 증가 추이는 최근에 와서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미 오른 물가가 거대하고 부담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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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는 글로벌 유통업체 ‘무인양품’은 불과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하여, 저렴한 가격의 상품을 확충하고 수요를 끌어올리고자 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 무인양품 역시 인플레이션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품 가격 인상으로 전략을 수정했죠. 


사실 리테일 업체 입장에서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인상하지 않은 듯 ‘잘’ 올리는 것이 정말이지 중요합니다. 가격 인상에는 마진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요. 그만큼 수요를 줄이고 매출을 꺾는 반대급부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무인양품의 최근 성적표는 매출이 올라갔음에도, 영업이익은 반토막난 결과를 기록했는데요. 여기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프라이싱’의 인사이트가 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인플레이션 맞은 무인양품’ 가격 전략이대로 괜찮나요?, 커넥터스]


지난주 커넥트레터에서 예고했던 콘텐츠도 약속대로 작성했습니다. 지난 8일 출시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혜택을 커넥터스가 분석한 것인데요. 사실 전반적인 업계의 평가는 좀 ‘애매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미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가 공고하고, 그들의 핵심 전략으로 ‘멤버십’이 자리 잡힌 상황입니다. 쿠팡의 경우 압도적인 물류와 연결되는 콘텐츠 생태계, 네이버의 경우 무제한 추가 적립과 연결되는 콘텐츠 생태계라는 전략이 명확한데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서 당장 보이는 혜택은 ‘쿠폰’이었고요. 그마저도 사용 횟수의 제한을 두는 등 무엇인가 멤버십으로 최대한 남기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고 할까요. 더군다나 쿠폰 외에 경쟁사 멤버십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잘 보이지 않기도 했는데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 반등을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결국 ‘차별화 요소’고, 그게 무엇인지 함께 정리해봤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공개된 통합 멤버십신세계 유니버스가 쿠팡보다 나은 것은 무엇인가요?, 커넥터스] 


마찬가지로 최근 있었던 이슈인데요. GS리테일을 뒷배에 둔 요기요가 라이브 커머스와 퀵커머스를 결합한 ‘요마트 라이브’ 서비스를 지난 9일 공식 출시했거든요. 사실 라이브 커머스와 퀵커머스는 팬데믹 시절만 하더라도 많은 커머스 업체 실무자들로부터 관심 받았던 전략이었는데요. 엔데믹에 와서 그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은 모습입니다. 왜인지 그 이유를 요기요와 배민의 사례를 중심으로 커넥터스가 분석했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요기요의 라이브 커머스 퀵커머스’ 전략은 과연 통할까?, 커넥터스]


마지막으로 간만에 저희가 독자 대상 이벤트를 하나 엽니다. ‘친환경 물류’를 주제로 정부 유관부처와 10여개의 기업 대표자들을 모시고 비즈니스 이야기를 나누는 네트워킹 행사인데요. 이번 행사는 친환경 물류 비즈니스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무료’로 진행하오니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의 참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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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고요. 간만에 분량에서도 주제에서도 무게를 꽤나 잡았는데, 역시나 거창한 건 많이 부끄럽네요. 다음 주에는 좀 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콘텐츠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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