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은 없었지만,
벌써 5년도 전이네요. 2018년 어느 날 저는 유럽으로 긴 휴가를 떠났습니다. 영국을 시작으로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을 거치는 일정이었는데요. 느껴졌겠지만, 이건 서유럽에서 물류로 콧방귀 좀 뀐다는 국가들의 조합이고요. 겸사 페이스북에서나 봤던 많은 물류인들을 유럽 현지에서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커머스 물류센터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는 CJ대한통운 유럽법인 사무실을 구경했는데요.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콘텐츠가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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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전화를 준 그 분은 그 시절 유럽에서 인연이 닿았던 사람 중 한 명입니다. 몰랐는데 이 분도 커넥터스를 구독하고 있더군요. 저희 덕분에 영국에서는 잘 알기 어려운 많은 한국 시장의 정보를 얻고 있다고 운을 띄웁니다.
특히 얼마 전에는 <커넥터를 만나다> 콘텐츠를 통해 소개된 저희 또 다른 독자 분과 실제 한국에서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는데요. 커넥터스 덕분에 접점이 없었던, 혹은 접점이 있더라도 쉽게 연락하지 못했을 분들과 연결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참 고맙다고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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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제가 참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회사를 두 번이나 옮긴 저지만요. 그럼에도 계속해서 저라는 사람을 찾아준 거잖아요. 또 기꺼이 저를 믿고 콘텐츠를 구독해준 거잖아요.
운이 좋아서 올해로 10년째 물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두 자릿수가 됐다는 건 그 자체로 내세울 수 있는 짬의 바이브가 생겼다는 거지만요. 사실 부끄럽지 않으려면 뭐라도 전보다 나은 것은 있어야 할 것입니다.
새삼 글 쓰는 솜씨는 여전히 서툰 것 같지만요. 10년이 지나도 함께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고맙습니다. 오늘의 뉴스픽 시작합니다.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요즘 쿠팡은 잘 나갑니다. 2022년 거래액 기준으로 이커머스 1위 플랫폼 지위를 공식화했고요. 양강 구도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던 네이버와는 조금씩 성장의 격차를 벌리고 있습니다. 가장 큰 숙제였던 ‘수익성’은 이미 지난해 단계별로 달성하여, 2022년 3분기부터 최근 1분기까지 3분기째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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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서 여러 대외 조사기관을 통해 공개되고 있는 ‘데이터’는 쿠팡의 독주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쿠팡의 MAU(Monthly Active Users)는 2719만명으로, 전체 쇼핑앱 사용자(3451만명)의 79%에 육박했고요. 비교 대상 중 2위 플랫폼인 11번가(868만명)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의 격차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3년 1~5월 기준 쿠팡의 MAU는 2944만명으로 나타나며, 마찬가지로 2위인 11번가(916만명)와의 격차를 분명히 했습니다. 여기 더 무서운 지표는 쿠팡의 ‘사용률(사용자/설치자)’로, 무려 95.1%를 기록했는데요. 쿠팡을 제외한 모든 조사대상 이커머스 플랫폼의 사용률이 50%가 안 되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입니다. 단순히 사용자가 많은 것뿐만 아니라 ‘쿠팡’을 이용하는 충성고객이 어느 경쟁 플랫폼보다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는 것을 뜻하니까요.
더군다나 쿠팡은 이미 분기별로 11조원이 넘는 거래액을 만들고,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0%를 넘겼음에 불구하고 계속해서 이커머스 평균 수치를 크게 상회하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통계청 발표를 취합하면 2023년 1분기 이커머스 시장의 평균 거래액 성장률은 7.4%였는데요. 같은 기간 쿠팡의 리테일 사업 실적이 포함되는 제품 커머스(Product Commerce) 부문 매출은 56억5835만달러(약 7조3000억원)로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고요. 하나증권이 추산한 쿠팡의 2023년 1분기 거래액은 11조7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추산액(10조1700억원) 대비 15.3%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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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 쿠팡을 견제하며 계속해서 비슷한 수준의 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은 ‘네이버’가 유일합니다. 네이버가 인수한 포쉬마크(Poshmark)의 실적 반영분을 제외한 네이버 커머스 부문의 2023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했고요. 같은 기간 네이버가 밝힌 거래액(포쉬마크 제외) 역시 10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었거든요. 쿠팡의 성장률에 비하면 다소 뒤처지는 것은 맞지만, 네이버 역시 그 거대한 덩치에 불구하고 계속해서 커머스 영토를 넓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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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오픈서베이가 6월 소비자들에게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물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과 네이버를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의 비중은 각각 2022년 대비 3.5%,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두 플랫폼을 제외한 대부분은 2023년 주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2022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고요.
쿠팡의 압도적 성장만큼, 이제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판매자들이 필수적으로 선택하는 판매 공간이 됐습니다. 쿠팡에 따르면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입점한 연매출 30억원 미만 판매자들의 숫자는 2019년 기준 6만1560명이었는데요. 그 숫자는 2020년 10만9995명, 2021년 15만7470명, 2022년 3분기 기준 20만여명까지 늘어났습니다.
연 30억원 이상 매출을 만드는 판매자들이 포함되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실제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고요. 디지털경제포럼이 지난 4월 발행한 <2022 이커머스 생태계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은 네이버(99.7%) 다음으로 많은 판매자들(56%)이 현재 입점한 플랫폼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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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들이 쿠팡을 선택하는 이유는 당연 ‘매출’ 증대 효과가 있기 때문인데요. 판매자들의 마음 한 편에서는 쿠팡의 독주가 불안하기도 합니다. 쿠팡의 덩치가 커지고, 수익성 강화 행보가 이어지면서 판매자들 대상의 압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거든요.
예컨대 로켓배송 공급가 인하 요구는 대중소 판매자를 막론하고 계속되고 있고요. 판매장려금이나 광고처럼 판매자 입장에서 ‘비공식 수수료’처럼 느껴지는 다양한 추가 금액의 부가 요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판매자들의 마진율은 전보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데 네이버 대비 쿠팡의 마진율이 1/6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가 판매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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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최근 쿠팡이 공격적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는 3자 물류 서비스 ‘로켓그로스’만 하더라도 판매 가격 인하 요구를 받고 있다는 판매자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들립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의아할 수도 있습니다. 쿠팡이 매입하여 가격 설정의 주체가 되는 로켓배송과 다르게, 로켓그로스는 가격 설정의 주체가 ‘판매자’이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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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뱃지’에 있습니다. 쿠팡은 로켓그로스 입점 판매자들의 상품에 ‘로켓배송’, ‘제트배송’이 적혀있는 빠른 배송 인증 뱃지를 붙여주거든요. 이 뱃지는 쿠팡 사용자 대상 노출량을 늘리고, 매출 증대로 연결되는 만큼 판매자들에겐 로켓그로스를 이용해야 하는 숨은 이유가 되고 있고요.
그런데 로켓그로스 입점 판매자들의 상품에 붙어있던 이 뱃지가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고요. 쿠팡 판매자들은 이를 ‘뱃지를 다시 붙이고 싶으면 알아서 가격을 내려라’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래 링크 콘텐츠를 보더라도 쿠팡은 뱃지가 사라진 이유로 ‘시장 가격 변동’을 이야기하고 있고요. 외부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동일한 상품 가격을 기준으로, 추천 판매가를 제시하며 판매자의 가격 인하를 유도하는 모습입니다. 뱃지를 다시 붙이려면 가격을 내려야 하니, 로켓그로스 판매자들 사이에서 쿠팡이 사실상 가격을 통제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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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판매자들은 입을 모아 쿠팡의 매출 증대 효과를 이용하되, 쿠팡을 막연하게 믿지는 말라고 서로에게 조언하고 있습니다. 쿠팡에 종속되지 않도록 브랜드를 강화하고 자사몰과 같은 D2C(Direct to Customer) 채널, 외부 쇼핑몰 입점을 동시에 강화하는 멀티호밍을 적극 권하고 있는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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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쿠팡의 가격 압박이 ‘대중소’ 공급업체를 가리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듯, 이러한 행보는 최근 쿠팡과 납품가 갈등을 겪은 여러 대형 브랜드들을 통해서 우리에게 드러났습니다. 대기업들은 중소 셀러들과 다르게 쿠팡과 ‘홍보전’을 펼칠 여력이 있거든요. 예컨대 CJ제일제당과 쿠팡 사이에서 발생한 납품가를 둘러싼 속칭 ‘햇반 전쟁’이 반년이 넘어선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고요. 그 이전 LG생활건강과 쿠팡 사이의 납품가를 둘러싼 소송전이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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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과 공급사 사이의 분쟁은 쿠팡과 경쟁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게는 하나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쿠팡의 가장 큰 경쟁사인 네이버가 쿠팡 로켓배송과 대항하고자 준비한 빠른 물류 솔루션 ‘도착보장’은요. 쿠팡과 차별화하기 위한 무기로 ‘공급사의 주권’을 강조하며 나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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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최근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서 쿠팡과 분쟁을 하고 있는 CJ제일제당과 LG생활건강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 기업이 도착보장 솔루션을 이용한 후 전년 대비 1.5~3배 거래액 증가 효과를 볼 만큼 높은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이버가 쿠팡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다분히 쿠팡을 겨냥한 것과 같은 레퍼런스 설정이라 해석할 수 있죠.
3등 이커머스 플랫폼 SSG 연합(G마켓+옥션+SSG닷컴)도 최근 쿠팡 분쟁 기업들과 적극적인 마케팅 제휴에 나서고 있습니다.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 함께 연합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한국에서 코카콜라를 독점 유통하고 있는 기업이 LG생활건강인 만큼, 이 또한 쿠팡 분쟁 기업을 콕 집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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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연합은 이전 8일 진행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론칭 행사에서는 ‘파트너 상생관’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부스까지 마련해줬고요. 행사장에서는 G마켓과 옥션을 합쳐서 80만명의 판매자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B2B 사업 청사진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셀러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애가 시작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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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SG보다 앞서 쿠팡 분쟁기업을 딱 집어서 대놓고 이벤트를 펼친 것은 11번가였습니다. 지난 5월 16일 11번가는 직매입 기반 빠른 배송 서비스 ‘슈팅배송’을 활용한 할인행사 ‘하루만에 팅받네!’를 진행했는데요. 첫 번째 소개한 브랜드가 코카콜라, 두 번째 소개한 브랜드가 CJ제일제당, 세 번째 소개한 브랜드가 LG생활건강이었습니다. 이 중 CJ제일제당의 캠페인 기간 거래액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16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는데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11번가의 슈팅배송을 알리기 위해서 쿠팡 분쟁기업을 적극 활용한 모습입니다.
물론 쿠팡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쿠팡이 지난 1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국내 식품시장에서 수십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이라 표현하면서, CJ제일제당을 대놓고 겨냥했고요. 그간 쿠팡이 여러 납품기업 분쟁 이슈에 대해 소극적인 미디어 대응을 했던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이례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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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커넥터스에서 이야기했지만 유통과 제조와의 헤게모니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단적으로 대형마트의 납품가와 관련하여서도 유통과 공급업체 사이의 갈등은 흔히 벌어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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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금은 ‘쿠팡’이라는 하나의 기업이 이마트와 같은 전통적인 거대 유통기업의 매출을 뛰어넘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관심도가 집중됐고, 공공의 적이 생긴 만큼 오히려 상생(?) 연대가 펼쳐질 수 있는 것이죠.
실제 판매자들은 ‘쿠팡’을 견제해줄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들의 선방을 원합니다. 네이버든, SSG든, 11번가든 계속해서 쿠팡과 맞서야만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혜택이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 자명하니까요. 가장 무서운 것은 어쩌면 이들이 쿠팡과의 경쟁을 포기해버리는 것이겠죠.
사실 쿠팡 트래픽 권력의 근원, 소비자들이 쿠팡을 선호하는 이유는 단연 ‘물류’ 때문인데요.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쿠팡을 사용하는 주된 이유 TOP4는 모두 물류와 관련된 가치였습니다. 1) 배송이 빨라서(77.3%), 2) 교환/환불이 편리해서(37.8%), 3) (로켓와우 회원의 경우) 배송 최소 주문 금액이 없어서(14.9%), 4)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어서(14.8%)가 꼽혔죠.
이런 상황에서 쿠팡의 물류에 대항하고자 네이버의 ‘도착보장’, G마켓의 ‘스마일배송’, 11번가의 ‘슈팅배송’, 티메파크(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 부문)를 인수한 큐텐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를 중심으로 한 위메프의 ‘W프라임’과 티몬의 ‘Qx프라임’ 등 빠른 물류 관련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거나, 강화되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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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쿠팡이 그간 누적 수조원 단위의 비용을 투하하며 구축한 물류망과 비교하자면 ‘하위호환’인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실제 앞서 언급한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빠른 배송 때문에 네이버(9.7%)와 G마켓(14.5%), 11번가(16.1%), 티몬(12.8%)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었고요. 이는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 쿠팡 경쟁 플랫폼들의 빠른 물류 서비스가 의미 있는 규모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들이 무리해서 쿠팡의 물류를 추종하기 보다는요. 쿠팡의 핵심 경쟁력과 겹치지 않는 영역을 공략하는 것이 오히려 현명할 수 있습니다. 지금 와서 쿠팡의 물류를 따라가더라도 누적 수조원의 비용을 투자한 그 물류망과 축적된 경험을 따라가긴 좀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매출이 꺾이고, 현금 유동성이 떨어져 수익성이 중요해진 시기에 대규모 물류 투자를 진행하기도 어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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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경쟁사 입장에서 고무적인 것은 ‘차별화’와 관련된 전략들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물류를 강화하더라도 쿠팡에는 부족한 영역을 치고 오는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컨대 티메파크를 인수한 큐텐의 물류 서비스 강화 방향은 처음부터 ‘글로벌’이었고요. 큐텐이 갖춘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한국 셀러의 접점을 만드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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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예로 최근 요기요가 시작한 ‘요마트 라이브’는요. 라이브 커머스와 퀵커머스를 결합한 서비스인데, 여기엔 요기요의 뒷배인 GS리테일이 홈쇼핑 비즈니스를 구축하면서 쌓아온 ‘콘텐츠’ 역량과 상품 거점으로 활용되는 GS리테일의 전국 단위 ‘오프라인 유통망’이 결합됐다는 측면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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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최근 들어 쿠팡 셀러, 공급업체들의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분명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기회를 누가 잡고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앞으로 귀추를 주목할만 합니다.
차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조금 더 이어가고자 합니다. 최근 컬리가 새로운 배송 타임라인을 실험하기 시작했는데요. 기존 새벽배송 주문 마감시간이었던 11시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모은 주문을 바탕으로 오후 6시까지 저녁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특별한 것은 여기 컬리의 강점인 ‘상품 기획력’과 라이브 커머스로 대표되는 콘텐츠 역량이 결합됐다는 것인데요. 이 사업은 컬리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신규 사업과 연결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에, 앞으로를 더 주목할 만합니다. 그게 무엇인지 커넥터스가 직접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뒷단의 메커니즘을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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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로컬 커머스 업계에서는 의외의 신호가 발견됐습니다. 우리가 알던 전통시장이 요즘 20~30대 소비자들이 모이는 ‘힙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요. 심지어 대형마트보다 잘 나가고 있다는 데이터는 충격적이었는데요. 대체 과거 돌봐줘야 할 것 같은 대상이었던 ‘전통시장’은 어떻게 반전을 만들었던 것일까요? 어쩌면 작은 브랜드들이 조합되는 공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콘텐츠’ 측면의 승부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함께 보면 좋아요! : 올여름 성수기 배달시장의 최대 경쟁자는 의외로 OOOO?, 커넥터스]
마지막으로 쿠팡의 최대 경쟁사인 네이버 소식을 전합니다. 네이버가 ‘독점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사실 기존 네이버 커머스가 갖고 있던 가장 큰 강점은 압도적인 포탈 트래픽, 네이버페이 결제 편의성과 연결되는 ‘다양한 상품 구성’이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컬리처럼 ‘독점 상품’을 강화한다고 하니 이 또한 경쟁력의 확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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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하자면 기사 제목에서 오해가 있을 것 같은데, 네이버가 쿠팡처럼 PB를 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네이버가 쿠팡과 다른 색깔을 내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던 메시지 중 하나는 ‘판매자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였거든요. 그런데 PB를 해버리면, 그 메시지가 깨지는 셈인데 네이버가 정말 그런 선택을 할까요? 방금 네이버에 전화해서 확인해봤는데, 역시나 PB 하는 거 절대 아니라고 하네요. 네이버에서만 찾을 수 있는 ‘독점 상품’을 강화하는 것은 맞다고 합니다.
오늘 커넥트레터는 여기까지입니다. 바로 어제 신승윤님이 재학 중인 물류대학원 지원을 받아서 싱가포르에 견학(놀러) 갔는데요. 뉴스레터를 마무리하고 있는 22일 저녁 승윤님과 함께 간 대학원 원우의 제보를 받았는데, 수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 부럽습니다. 저도 칠리크랩 참 좋아하는데 말이죠. 아쉬운 대로 저는 조만간 제주도나 가야겠습니다. 여름이니 자리 물회 한 그릇 하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