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스타서밋 2016 미리보기
CLO가 주최하는 ‘로지스타서밋 2016’의 개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물류를 넘어서’입니다. 사실 제가 몸을 담고 있는 CLO는 물류전문매체입니다.(저희는 공급망물류(Supply Chain Logistics) 전문매체라고 우기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류전문매체로 보더군요.)
물류전문매체인 CLO가 물류를 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하죠... 특히나 행사에 참여하는 13개 기업, 학·연구계 연사들 중에는 CJ대한통운, 한진을 제외하고는 물류기업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역시나 이상합니다.
연사 라인업을 대충 보니 배달의민족을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도 보이고, 유니콘 스타트업 끝판왕 우버도 보이네요.(아쉽게도 우버는 한국에선 슬픈 일이 많았습니다.) 제프베조스 형님이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아마존도 온다고 합니다. 연사는 아니지만 국토교통부 강호인 장관도 무슨 말을 한다고 하네요.
굳이 저희가 주최한 행사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진정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재밌는 판입니다. 지금껏 대한민국 어떤 물류행사에도 없었던 이상한 라인업이거든요...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예측이 안 되는 것이죠. 저도 사실 이날 행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1년 넘게 물류 아닌 이상한 판에서 물류 이야기를 전한 경력이 있기 때문에, 이번 글을 통해 이번 행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히 예상해보고자 합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굳이 국토교통부뿐만 아니더라도 대한민국 정부기관에 계신 분들은 항상 바쁘십니다. 특히 한 부처의 대장님을 만나 뵙기는 아주 어려운 일이지요. 아무래도 다른 분들보다 더 바쁘실 테니까요. 그런지라 물류업계에서는 국토부 장관님을 뵙는 것 하나만으로 크나큰 영광이라 생각하는 몇몇 관계자분들이 계십니다. 여담이지만 이번 행사를 준비하던 중에도 모 물류대기업에서 제발 장관님 옆자리에 앉혀달라는 부탁이 계속 들어와서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놈에 장관님 옆자리가 뭐라구요...
거두절미하고요. 왜 국토교통부의 대장이 매우매우 작은 대한민국 전문지판에서도 소형매체인 저희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가해주셨을까요. 저희야 뭐 영광입니다만... 예단해보자면 사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부터 “물류판을 넘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었어요. 그 중심에는 ‘스타트업’이 있었지요. 지난해 제가 작성했던 기사 두 개를 인용합니다.
유통과 물류의 융합에 있어 핵심키워드는 ‘전자상거래’다. B2B를 기반으로 탄생한 물류산업이 고객 중심의 O2O, 옴니채널 물류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 날 공동으로 주제발표를 맡은 민연주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B2B에서 탄생한 물류가 B2C, C2C, M2C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1인 및 2인 소형가구 증가로 소량 다품종 물류, 편의물류, 생활물류가 각광받을 것”이라 예측했다.
국가물류기본계획, ‘물류스타트업’이 거론된 이유 (CLO, 2015년 12월 8일) 中
그런데 그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특히 물류스타트업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현 정부의 중점추진과제인 신성장동력을 위한 창조경제 활성화 기조에 국토교통부 또한 탑승한 것입니다. 사실 창조경제가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찌됐든 그 중심에 스타트업이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정부지원의 시작은 스타트업의 물류산업 진입을 위한 법제도 정비 및 개선입니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물류스타트업과 관련된 R&D 과제를 실행하게 된 이유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스타트업과 친해지고 싶은 이유 (CLO, 2015년 12월 15일) 中
국토교통부의 이러한 행보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행사 당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MOU를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계획을 천명할 계획입니다. 국토교통부 장관님께서도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뵙고 이야기를 청취한다고 하더군요. 보다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지원에 나선다는 이야기겠죠.
사실 이것을 보면서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께서는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냐”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올해 들어서 발생했던 헤이딜러, 콜버스, 예전으로 치면 쿠팡, 우버코리아의 법적분쟁의 중심에는 모두 국토교통부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스타트업 관계자 사이에서는 국토교통부에 대한 언짢은 감정이 남아있지요.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요. 저도 몇몇 스타트업 관계자 분들에게 “국토교통부가 스타트업 지원을 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냥 좀 냅둬라”라는 대답이 돌아오더군요.
어찌됐든 국토교통부가 스타트업과 친해지고 싶은 신호는 이제 확실한 것 같습니다. 이번 행사에서 국토교통부에서 무슨 말을 할지는 사실 저도 궁금한 부분이에요. 단순히 창조경제를 좋아하시는 어떤 분의 기조에 올라타신 것인가, 아니면 진정성이 있는 행보가 나타날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함께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행사에 못 오신다고 하시더라도 나중에 기사로 정리해 드릴께요.)
산업간 경계가 파괴되고 있다. 이제는 한 프레임만으로 산업을 바라볼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이것은 굳이 물류업계에서만 통용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는 이따금 옆 동네 IT매체 선배들과 술자리를 즐기는데요. 선배들은 각각 자신의 분야 안에서 IT 중심의 영역파괴, 금융 중심의 영역파괴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이야기하더라구요. 굳이 지난 1월 개최한 다보스포럼을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산업간 영역파괴의 시대는 이미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고, ‘아마존’,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소위 말하는 혁신기업들이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두에 CLO는 스스로를 ‘공급망물류 매체’라 정의한다는 이야기를 잠깐 했었는데요. 굳이 쉬운 물류매체라는 표현을 안 쓰고 공급망물류 매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산업간 영역이 파괴되는 시대를 물류 관점에서 조망하는 것’이 저희 매체의 미션이기 때문입니다.
오는 14일 개최되는 로지스타서밋에 물류산업이 아닌 다양한 산업 관계자가 연사로 참여한 이유입니다. 저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산업간 영역붕괴’를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직접적으로 증명하고자 합니다.
IT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M&A를 통해 제조, 유통, 물류를 손에 넣은 배달의민족,
IT역량을 기반으로 이륜차 물류산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물류기업 메쉬코리아,
교통기반 온디맨드 플랫폼을 넘어서 스스로를 물류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있는 우버,
IT를 기반으로 제조라인을 통합한 유통기업 스트라입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융합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테크앤로,
제조업체를 넘어 물류를 직접 통합한 동원그룹,
포장제조 기술을 기반으로 콜드체인 물류를 혁신하고자 하는 FMS코리아,
물류기업을 넘어 IT플랫폼 영역에 진입한 한진과 CJ대한통운,
그리고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은 아마존까지.
이번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연사들입니다. 이 외에도 CJ미래경영연구원, 매일경제, 인천대학교 동북아물류대학원 등 학/연구계 연사들이 각각 기술이 파괴하고 연결시키는 새로운 산업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CLO는 지난 5년 동안 “아마존은 물류기업”이라거나 “구글도 물류기업”이라는 등 수많은 이상한 소리를 해왔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온디맨드, O2O, 교통 스타트업들을 끌고 와서 “니네도 물류를 알면 좋을걸”이라는 이상한 소리를 했지요...(제가 한 것이 이겁니다.)
CLO가 5년 동안 해왔던 이상한 소리들은 지금 현실이 돼서 다가왔습니다. 항공해운업에 진출한 아마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물류 특허를 보유한 구글, 스스로를 물류업체라고 부르는 온디맨드 스타트업 우버가 이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 다음 담론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지금껏 CLO가 세상을 물류로 봐왔다면, 이제는 물류를 넘어선 새로운 세상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물류가 물류 아닌 세상, 모든 산업이 파괴되고 융합되는 시대의 중심에 무엇이 있을지 그 누구도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희는 IT, 금융, 제조, 유통, 물류 등 모든 산업이 새롭게 융합되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것입니다. 이번 14일 개최 예정인 로지스타서밋은 그 첫 번째 시도가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