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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K리그'가 꿈의 무대다

by Vianney

지난 3월에 적었던 글을 '작가의 서랍'에서 발견했다


이제는 포항의 넘버원 골리가 된 강현무의 데뷔전 눈물을 보고 감동에 젖어 적었던 글




벌써 K리그가 2라운드를 마쳤다.


많은 스토리가 쓰여진 가운데 (내 생각에)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포항 스틸야드에서 나왔다.

극적인 득점 장면도 화려한 플레이도 아니였지만
묵묵하게 골대를 지키며 클린시트를 달성한 뒤
스틸야드 잔디에 뜨거운 눈물을 흘린 한 선 수의 이야기다.


이번 시즌 신화용이 이적하면서 넘버원 골리 자리는 수원서 임대 온 노동건의 차지였다.
그러나 1라운드 울산전서 노동건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였다. 게다가 노동건이 무릎에 경미한 부상을 입으며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넘버 투,김진영이 무릎 부상으로 4월 말까지 출전 불가인 상황에서 최순호 감독의 선택은 누구였을까?

1.이번 시즌 인천서 이적해 온 193cm의 좋은 체격을 가진 '김교빈'
2. 포항 유스 출신의 입단 4년차, 넘버 3 골리 강현무

두 개의 선택지 중 최감독은 강현무를 선발 명단에 올렸다.

스타팅_라인업.png 2라운드 광주전 스타팅 라인업


의외의 결정이었다.

사실 포항팬을 제외하고 K리그 팬에게 강현무는 낯선 이름이다. 신인 골키퍼라 여길 수도 있지만
벌써 포항 유니폼을 입은지 4년차인 골키퍼였다.

신화용의 그늘.. 아니, 정확히는 김진영의 그늘에 계속 가려진 넘버3 골키퍼였다.
더불어 밑에서는 김로만이라는 촉망받는 신예 골키퍼까지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었다.
(사실, 강현무와 김로만은 1살 차이다. 강현무 95년생 / 김로만 96년생)

이런 상황서 데뷔 4년만에 데뷔전을 가지게 된 강현무였다.

그 결과는?


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vod/index.nhn?uCategory=kfootball&category=kleague&id=283074&redirect=true



http://blog.naver.com/sc_magic/220956971614


데뷔전임에도 안정적 모습으로 광주의 유효슈팅 4개를 모두 막아내며 '무실점'승리를 이끌었다.

M.O.M은

멀티골을 기록한 양동현의 차지였지만, 데뷔전서 빛나는 활약을 펼친 강현무였다.



특히, 경기 종료 휘슬과 동시에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선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계속 흐느끼는 모습을 보며, 그동안의 설움이 느껴졌다.


KakaoTalk_20170313_150742958.jpg 데뷔전 기쁨과 감동의 눈물 (출처 : udud_1223님 인스타그램)


사실 강현무는 어디서 뚝! 떨어진 골키퍼가 아니다.
포항이 자랑하는 포항 유스 출신에 엘리트 코스를 밟은 자원이다.
포철공고 시절 고등 축구 리그 3년 연속 우승에, 왕중왕전 챔피언에 올라 최우수 골키퍼 상을 받았다.
더불어 U-19 대표팀에 뽑히며 앞날이 촉망 받는 선수였다.

강현무_포철.jpg
강현무u-19.jpg

↑ 포철공고, U-19 대표팀 시절의 강현무, 고3의 앳됨이 느껴진다.



그렇게 프로 데뷔의 꿈을 안고 2014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했다.

그러나 신화용이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고 매년 경쟁자가 늘어났다.
탓에 벤치에 앉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한 끝에 4년 만에 늦은 데뷔전을 치뤘다. 그것도 '무실점'으로!

고등학교 시절 스틸야드에서 볼보이를 하며 얼마나 뛰고 싶었을까.
아니, 곧 뛸 수 있을거라 믿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늦은 데뷔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강현무가 흘린 뜨거운 눈물을 통해
K리그 무대서 뛰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것임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혜원님사진1.jpg
혜원님사진2.jpg

↑ 기도하는 강현무 (출처 : 페이스북 '혜원'님 사진)



흔히 축구선수들의 꿈의 무대라 함은 '월드컵' '챔피언스리그'를 떠올린다.

그러나 한국에서 축구를 하는 대부분 선수의 꿈의 무대는 K리그다.

개리그라 놀리고, 유럽 축구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비아냥 거려도
축구 선수들에게 K리그의 가치는 여전히 고귀하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통해 강현무가 NO.1 골리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강현무 선수가 승리후 단체 산진에 트레이닝 복이 아닌
골키퍼 유니폼을 입고 '계속' 사진 찍길 응원한다.


Allez 포항스틸러스


승리_후_단체사진.jpg


더불어 출장 횟수도 쭉쭉 늘어나길 :-)


강현무_연맹.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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