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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Mar 17. 2020

폭락장, 그리고 기준금리 0%대의 시대

개미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오늘 (3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0.75%로 0.5%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경제는 장기불황과 더불어 오랫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실질적으로 한은의 기준금리가 0%대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최근 우한 폐렴 대유행으로 인한 경제 충격, 그리고 같은 이유로 먼저 이루어진 미국의 금리 인하의 영향이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왜 기준 금리가 중요한 것인가? 혹여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있을지 모를 독자들을 위해 간략하게 기준 금리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자면, 기준금리란 중앙은행이 시중 은행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받는 이자율이다. 따라서 대개의 경우, 시중은행이 개인에게 돈을 대출해줄 때에는 이 기준금리 + 일정의 금리를 붇인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 이자율이 낮아지게 되고 따라서 개인이나 기업의 이자부담이 적어져서 은행 대출이 늘어나게 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개인이나 기업이 많아지니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게 되고 따라서 개인과 기업이 소비나 투자를 늘린다. 이렇게 늘어난 소비와 투자를 바탕으로 경기를 부양한다는 것이 중앙은행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은행)의 정책의도이다.




그렇다면 금리를 팍팍 내리는 게 좋은 것이냐 하면 그게 또 그렇지가 않다. 금리, 즉 이자율은 돈의 가격이다. 현금을 지금 손에 넣는 대신 지불해야 하는 대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자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경제는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물가상승에 허덕이게 된다. 따라서 적정한 선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경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중앙은행의 대단히 중요한 통화정책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금리를 내린다는 건 중앙은행이 현상황을 불경기라고 파악하고 경기를 부양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그래서 경기를 파악하는데 금리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지난 글에서 세계적인 투자가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을 소개해드린 적이 있는데 이 모형이 경기와 금리의 관계를 잘 설명해준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을 복습해보자. 달걀 모양의 위쪽 X는 경기 고점, 아래쪽 Y는 경기 저점이다. 왼쪽의 A1-> A2 -> A3로 이어지는 부분은 경기 회복기를 의미하고 B1 -> B2 -> B3는 경기 침체기를 의미한다. 미연준과 한국은행의 금리정책을 근거로 지금은 B3, 즉 경기가 침체에 빠진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자율 인하 정책이 단행되었고 곧 경기회복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래서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을 따르면 지금은 Buying (매수) 타이밍이다. 




지난 3년간의 KOSPI를 살펴보아도 이 달걀 모형이 경기순환을 잘 설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2월 2일 글에서 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2017년 11월 30일, 1.25%에서 1.5%로 인상)을 소개하며 위의 달걀 모형을 가지고 한은은 2017년 말 기준 경기가 A3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후 코스피는 2018년 1월 26일 2,574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9년 8월 16일 1,927까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B1에서 B3로 이어지는 경기침체기로 접어들었다. 이런 경기침체에 우한 폐렴이라는 결정타를 맞아 2020년 3월 16일 현재 코스피는 1,700선도 위태로운 상황이 되었다. 이는 2011년 이래 가장 낮은 주가 수준이다. 


물론 우한 폐렴의 전 세계적인 대유행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될 것인지, 그리고 미국 경기부양책이 성공할 것인지 등등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아직도 최저점에 다다랐는가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지금이 하락장이라는 것은 팩트고 경기가 순환한다는 원리가 작동한다면 지금이 매수 타이밍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역시 가장 큰 걱정거리는 우한 폐렴이지만, 지난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한 폐렴의 임상적 증상들을 살펴봤을 때, 시간이 지나면 대유행은 진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번 타이밍에 매수한 이후에도 주가가 떨어진다고 해도 우리에겐 장기투자와 분산투자라는 무기가 있다.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투자가이자 주식투자의 신이라고 불리는 피터 린치(Peter Lynch)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하는 것은 1월에 콜로라도에 눈보라가 치는 것만큼이나 일상적인 일이다. 대비만 되어 있다면 주가 하락이 당신에게 타격을 줄 수는 없다. 주가 하락은 공포에 사로잡혀 폭풍우 치는 주식시장을 빠져나가려는 투자자들이 내던진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다." (“A stock market decline is as routine as a January blizzard in Colorado. If you’re prepared, it can’t hurt you. A decline is a great opportunity to pick up the bargains left behind by investors who are fleeing the storm in p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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