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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곡동이박사 Feb 06. 2018

주식 투자자들이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웃을 수 있을까?

투자자들은 평창 겨울올림픽의 수혜자가 될 수 없다.

평창에서 열리는 제23회 겨울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올림픽이란 국제적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일반적으로 올림픽 개최는 개최국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일반적인 통념이고, 그래서 대한민국은 3수를 해 가면서도 겨울 올림픽을 기어이 유치해냈다. 하지만 대회의 성공개최에 대해서는 국내외적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특히 천문학적인 부채 부담, 그리고 부실한 경기장 운영의 사후 활용 방안은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갑작스러운 참여 및 한반도기 사용 문제, 출전 선수 선발의 형평성 문제, 대회 운영 미숙 등 여러 가지 이슈가 발생하고 있어서, 국가 이미지 제고의 효과도 없을 수 있다는, 오히려 개최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최악의 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겨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지만, 전문가로서는 이번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경제적 효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보다 시각을 넓혀, 몇몇 과거 해외 사례들을 보면 올림픽 개최가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통념을 뒤집는 경우가 많다. 이웃나라 일본이 나가노 겨울올림픽 개최로 빚더미에 올랐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필자가 거주하는 몬트리올의 경우는 정도가 더욱 심각하다. 몬트리올은 캐나다 경제의 중심이었고 세계적인 금융도시였다. 하지만 1976년 여름 올림픽을 개최하고 나서 심각한 부채 부담에 시달렸고 퀘벡주 정부는 35년이 걸려서야 이 부채를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 이런 부채 부담은 시민들의 생활수준의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은 시내 도로 상태이다. 몬트리올 시에서는 올림픽 이래 도로 개보수 작업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에 도로 곳곳이 형편없이 훼손되고 구멍 난 상태로 30년간 방치되어 있다. 2016년 들어 이런 도로들에 대한 대대적인 개보수에 들어갔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도로는 도저히 이곳이 선진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형편없는 상태이다.




물론 올림픽으로 인해 경제적인 특수를 누린 경우도 많다. 도쿄와 서울은 각각 1966년과 1988년에 올림픽을 개최, 국가 이미지 제고 및 경제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특히 노르웨이의 릴레함메르의 경우는 경제적인 시설 운영과 효율적인 대회 운영으로 흑자 올림픽을 만들어 냈다. 또한 대부분의 투자분석가들도 장기적인 경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동의를 한다.


그럼 우리는 올림픽을 주식시장의 호재로서 받아들여야 하는가? 올림픽 개최와 주가 변화에 상관관계는 있는가? 1984년 이래 올림픽 개최국의 연도별 주가지수 변화를 표로 정리해보았다.  

주목할 점은 몇몇 개최지 이외의 대부분의 경우 올림픽 개최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주가가 폭등했다는 점이다. 이는 올림픽 준비과정에서의 공공지출 및 투자의 확대가 주식시장의 호재로써 작용했을 가능성 그리고 이러한 특수를 기대한 투자자금의 유입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나가노 올림픽의 경우, 그리고 최근 3번의 올림픽에서는 이러한 Y-1 특수(개최 1년 전에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를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런던의 경우에는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겹쳤었고, 리우의 경우에는 국내 정치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또 다른 포인트는, 서울 올림픽 개최 전후 우리나라의 주가가 폭등했다는 점이다. 중국 증시 또한 베이징 올림픽 개최 직전 100% 가까이 폭등하였다. 하지만 이런 숫자를 올림픽이 견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1980년대 중후반에 우리나라의 주가 상승은 소위 저금리, 저유가, 저 달러의 3저 현상을 등에 업은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중국의 경우도 당시 해외투자시장에서 잉여자금이 많았고, 이 자금들이 높은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으로 모였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보다 세밀한 분석을 위해서 겨울올림픽 기간 간의 주가 변화를 살펴보자.

표에서 볼 수 있듯, 대회 기간 간주가 변화는 역사적으로 어떠한 상관관계를 찾기 어렵다. 심지어는 흑자 올림픽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되는 릴레함메르 겨울 올림픽 개최기간 중에 노르웨이의 주식시장은 -4.42% 하락하였고, 소치올림픽 때는 주가 변화가 1% 미만이었다.




이런 역사적인 주가 변화 패턴을 분석해 봤을 때 우리가 내릴 수 있는 가장 타당한 결론은 “올림픽 개최가 주가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것이다. 결국, 올림픽을 개최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호황 혹은 불황을 맞는다고 이야기하기보다는, 그 당시의 대내외적 경제상황이 주식시장 변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올림픽 개최가 주식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면 개별 종목에서는 어떨까? 올림픽 특수를 누리는 개별 종목을 구매하여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아마 이 글을 읽기 전부터 개인투자자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아이디어고, 아마 모든 투자자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투자 기관들이 이미 올림픽 개최 여부 때부터 올림픽 특혜 주릉 선정 및 추천했고, 지금은 이미 이를 통해서 많은 투자자들이 해당 개별 주식을 보유한 상태이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개별 종목 단기 투자로도 시세차익을 얻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올림픽은 감동과 환희의 이벤트다. 대한민국 선수들이 금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벅차 오름은 올림픽을 시청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느껴봤을 짜릿한 기분이다. 하지만 투자자로서의 올림픽은 그냥 그런

이슈 중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할 것 같다. 올림픽은 스포츠 이벤트로서만 보자.


올림픽은 당신을 웃고 울게 만들 수 있지만, 당신의 지갑까지 울고 웃게 만들지는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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