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의 어느 게으른 하루

by 박유신 Scott Park

기상 알람 따위는 없다. 창문 커튼 너머가 밝아지면 자연스레 눈이 떠진다.

슬리퍼를 끌고 가서 테이크 아웃으로 커피를 주문한다. 맘이 동하면 커피 대신 망고주스를 시킨다.

숙소 앞 티 테이블에 앉는다. 전날 줄 서서 기다려 산 빵과 함께 커피를 마신다.

파란 하늘, 진한 커피 향 그리고 달콤한 빵.


요가 수업을 한다.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동네 근처의 맛집을 찾아 점심을 먹는다. 비건 레스토랑도 많아지고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숙소로 돌아와 침대에서 뒹굴뒹굴댄다.

책 한 권과 노트 한 권을 들고 동네 카페 순례에 나선다. 오늘은 어떤 카페를 만나게 될까?

책을 읽는다. 노트에 치앙마이에 대해 끄적인다.

옆 테이블에 앉은 사람은 화상 회의를 한다. 나는 회의가 없다.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다. 좀 어색하다. 여기는 치앙마이다.


저녁식사 후에 고민을 한다. 재즈바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한 잔 할까? 캔맥주 두 캔을 사들고 숙소로 들어갈까?

지루한 하루였다. 게으른 하루였다. 그게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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