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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Feb 26. 2016

[박유신의 호주이야기 11]호주로의 문이 마침내 열리다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글로벌 IT 조직개편으로 인해 무산되었던 나의 호주행 기회가 이후 조직개편과정 중에 다시 살아났다.


아시아태평양 IT조직중에 소프트웨어 개발팀은 본사 Global IT소프트웨어 개발조직의 David (가명)가 담당하게 되었다. David와의 첫 번째 전화회의가 잡혔다. 철저히 준비했다. 나에 대한 간략한 소개, 한국지사의 비즈니스 개요 및 현황, 그리고 한국지사 IT의 현황 및 중점추진과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어서 회의 하루 전에 보냈다. David와 처음 1:1 회의는 시차로 인해 밤 11시에 열렸다. 그는 아시아의 역사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다른 문화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다. 무엇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직원들이 갖고 있는 고충에 대해 이해를 했다. 회의 내내 느낌이 좋았다. 운이 좋게도 나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 매니저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미국 본사 리더들중에 미국 중심주의 또는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다른 문화나 사고방식에 대한 이해나 존중없이 일방적으로 자기만의 사고방식만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미국사람들 중의 대략 60% 정도가 한번도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를 방문한 적이 없다고 하는 사실을 알고 나서 충격이었다. 미구사람들이 왜 폐쇄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었는지 이해가 되었다.


내 이전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새로운 매니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나의 호주행은 다시 추진되었다. 그뿐 아니라 오히려 나의 업무 범위가 확대되었다. 기존에는 호주 소프트웨어 개발팀만을 맡는 것이었는데 조직개편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개발팀을 담당하게 되는 것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90%이상의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호주, 한국 그리고 중국 일부의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IT 수석부사장 (Senior Vice President)과 아시아태평양 비즈니스 총괄 사장의 최종 승인을 받고, 또한 이전 지원 비용을 다음 해 사업계획에 편성해야 하기에, 당해에는 힘들고 다음 해에 호주로 옮기는 방향으로 추진되었다.


마침내 최종승인이 났다. 사명서와 중장기 계획을 세운지 7년만에 그리고 외국계 기업에 인수합병된 지 6년만이었다. 이언님의 비전과 미션 – 기업처럼 생각하자 에도 나와 있듯이 생각은 글로 써야 구체화된다. 아니 글로 쓰면 이루어진다.


해외 진출이 꿈이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었는 지를 곰곰이 돌이켜보았다. 첫 번째는 꿈(계획)을 글로 적은 것, 두 번째는 꿈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도움을 요청 한 것, 세 번째는 장애물이 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 네 번째는 운이 따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호주에서의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설레임, 흥분과 함께 두려움 또한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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