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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Nov 02. 2020

아버지의 임종

회사 근무시간에 휴대폰으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발신자를 확인해 보니 동생이었다. 불길한 예감이 몰려왔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아버지는 간경화를 극복하고 꽤 오랜 기간을 건강히 생활하셨다. 그런데 병은 결국 간암으로 발전하고 말았다.


춘천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하고 계셨던 아버지 주치의의 오늘 밤을 넘기기 힘들겠다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내려갔다. 그러나 아버지의 상태는 호전되는 듯 보였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꽤 컨디션이 좋아 보이셨다. 다음 주말에 다시 내려오기로 하고 직장이 있는 서울로 향했다. 


하지만 그다음 주말에 아버지의 살아계신 얼굴을 뵐 수는 없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돌아가시기 몇 달 전 아버지와 함께 온 가족이 나들이를 했다. 아들 삼 형제 그리고 손자 손녀들 모두 함께 소양강댐 유원지로 향했다. 아버지는 잔디밭 위에서 앉아 손자 손녀들을 바라보며 희미한 웃음을 지으셨다. 


병원에서 샤워를 시켜드리며 본 아버지의 알몸은 왜소했다. 내가 어릴 적의 아버지는 엄청 거대한 거인이었는데. 세월에 의해, 병에 의해 몸이 점점 작아지셨나 보다.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매일 기도한다. 아버지도 우리 가족들을 위해 하늘에서 매일 기도하실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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