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 (1)

숙소찾아 삼만리

by 박유신 Scott Park

아테네 항구에서 무려 8시간 동안페리를 타고 난 후에 도착한 곳은 산토리니 섬이다.온통 새하얀 집들 위에 파란 돔이 얹혀져 있는 모습이서로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썩 잘 어울려 보인다. 책, 텔레비전과 인터넷으로 보던 전형적인 산토리니의 모습이다.


앞으로 여기에서 머물 5박 6일이 어떻게 펼쳐질까? 여행을 떠나오기 전에 생각했던 목표들을 떠올린다. 아내와의 다음 20년 계획하기, 아이들과 행복한 추억 만들기, 휴식 그리고 여유.


산토리니섬 항구에서 흥정을 한 후에 렌터카를 빌렸다. 길이 복잡하지 않고 One-way이므로 걱정 말라던 렌터카 업체 직원의 말만 믿고, 조그만 지도 한 장에 의지해서 차를 몰았다. 숙소가 있는 동네 이메로글로비(Imerovigli)까지는 잘 도착했는데, 도저히 숙소를찾을 수가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렌터카를 빌리지 말고 그냥 숙소 주인한테 픽업을 부탁할 걸그랬다고 후회가 되었다. 숙소 주소는 어떻게 된 게 도로명만 있고 번지 수가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동네는 다 그렇단다. 도로를 끝에서 끝까지 가도숙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차를 세워 놓고 근처에 열려 있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물어보았다. 모른단다. 한참을 헤매서 다른 가게에 들어 갔는데 역시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골목 길을 걷다 보니 "라면"이라고 한국어로 쓴표시가 눈에 띄었다. 그렇지 않아도 MSG가 듬뿍들어간 라면 맛이 그리웠는데 반가웠다. 그런데 다른 나라 라면은 많은 데, 막상 한국 라면은 눈에 띄지 않았다.실망이다. 어쨌든 가게 직원에게 물어보니 이삼백 미터만 가면 길가에 숙소 표지판이 걸려 있으니까 금방 찾을 수 있단다. 근데 막상 오백미터를 가도 숙소 표지판이 눈에 띄지 않았다. 결국 다시 그 가게로 돌아가서숙소 주인에게 전화를 부탁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숙소에 도착했다. 원래는 숙소 표지판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수기라서 손을 보느라 떼어 놓았단다.


산토리니 섬의 마을 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이메로글로비의 숙소베란다에서 보는 바다, 하늘과 마을의 풍경은 숙소를 찾느라 헤맨 수고와 시간을 충분히 보상하고도남았다. 숙소 근처의 레스토랑을 들어가니, 숙소 위치를 물었던 나를 기억하고 반갑게 맞아주었다. 해물 파스타와 구운 문어 (Grilled Octopus)는 훌륭했다. 산토리니산 화이트 와인 또한 음식과 잘 어울렸다. 이렇게 산토리니 섬에서의 첫날이 저물어갔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터키 카파도키아(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