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풍경,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 피라 (Fira) 마을까지 바다를 옆에 끼고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걸어갔다. 칼데라해를 끼고 온 가족과 함께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행복했다. 눈에 보이는 풍경마다 모두 엽서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 젊은 친구들, 연인들, 신혼 부부들, 우리와 같은 가족들, 나이 지긋한 노년의 부부들이 지나간다. 앞으로의 벅찬 희망과 지나 온 기쁨과 고통이 함께 하는 길이다.
웨딩드레스를 입고 밑부분이 끌리지 않도록 들고 걸어오는 신부의 얼굴이 밝지 않아 보인다. 오르막 길이라 힘들어 그랬을까? 결혼생활이 장미빛 환상이 아니라 희노애락이 함께 하는 현실이라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은 것일까?
골목길이 인생길 같다. 아름답지만 때로 길을 잃기도 한다. 길을 잃은 덕분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발견하는 행운을 누린다.
피라 마을에 있는 Lucky's 수블라키 식당에 계신 그리스 할머니한테 우리 할머니의 정을 느꼈다. 수블라키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양고기 중 하나를 선택한 후에, 피타라고 하는 얇은 빵에 토마토, 양파, 그리스 요구르트 등과 함께 싸서 먹는 저렴하고 맛있는 그리스의 대중적 요리이다. Lucky's 수블라키 집의 할머니에게서 손자를 바라보는 듯한 인자한 웃음과 푸근함을 느꼈다. 내가 중국사람이라고 생각했는 지 중국어로 쓰인 메뉴를 보여주었다. 음식 값을 지불하기 위해 지폐와 20 센트를 내고 나머지 10 센트를 내기 위해 주머니를 뒤지니, 인심좋은 얼굴로 괜찮다고 손짓을 했다. 눈빛과 표정에서 푸근함이 뿜어져 나왔다. 식사하는 도중에도 뭐 더 필요한 게 없는 지 친절하게 챙겨주셨다. 할머니의 정을 듬뿍 맛있게 먹었다. 피라 마을에 들른다면 꼭 찾아가 보시라.
멋있는 풍경,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하루가 즐겁고 여유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