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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Feb 26. 2016

[박유신의 호주 이야기 2]내 인생의 사명서를 적다


필자가 호주로 오게 된 이야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된다. 당시 다니던 회사에서 팀장급이상 대상으로 개최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 대한 2박 3일 워크숍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동일한 제목의 스티븐 코비의 책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워크숍이었다. 이 책의 원제는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이나, 한국어로 번역하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으로 바뀌었다. 이전에 많은 워크숍과 세미나에 참석했지만, 내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딱 하나를 꼽아보라면, 주저없이 이 워크숍을 꼽는다. 지난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는 황금의 기회였다. 그 후 내 인생에 나침반 역할을 해오고 있다.


이 워크숍에서 인상적이었던 것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어떤 항아리에 큰 돌, 중간 돌, 모래를 집어넣는 실험을 했다. 첫번째 실험으로서, 먼저 모래를 넣고 그 다음 중간 돌을 집어넣고 나니, 큰 돌 중에 몇 개는 넣을 수 있었으나 나머지 큰 돌 몇 개는 도저히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동일한 항아리에 먼저 큰 돌을 모두 넣고, 그 다음 작은 돌을, 마지막으로 모래를 집어넣으니 신기하게도 모두 다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큰 돌은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일 또는 사명을 뜻하고, 모래는 사소한 일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큰 돌(사명)을 우선순위로 삼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다음에는 각자 유서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바로 죽음을 앞두었다고 생각하고 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다. 내 인생에서 무엇이 자랑스러웠는지, 무엇이 안타까웠는지, 뭐가 중요한지, 죽음이 연장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 지를 고민하는 기회였다. 유서를 쓰다 보니, 회사에서 이룬 각종 업적보다는, 함께 고생한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기, 여행을 자주 가기, 책을 많이 읽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기 등을 결심하게 되었다.


워크숍을 마무리하며 사명서를 작성하였다. 내 인생의 목적, 사명이 무엇인지, 어떻게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한 장에 정리하는 것이었다. 그 때 작성한 사명서의 일부를 옮겨본다.


“나의 사명은 건강한 삶, 즐거운 삶, 보람있는 삶이다. 이를 위해 나는 매일 꾸준히 신체를 단련하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여유를 잃지 않으며,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새로운 것을 탐구하는 자세를 갖는다. 또한 남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찾아서 오늘 당장 실천한다 (중략)”


필자는 그 때 작성한 사명서를 12년이 지난 지금도 보관하고 있고 종종 읽어보곤 한다. 만약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책을 안 읽었다면 꼭 필독을 권하고 싶다. 워크숍에 참석하는 것은 비싸기는 하지만 충분히 가치가 있다. 최소한 본인의 사명서를 꼭 적어볼 것을 강추한다.


사족. 이 글을 쓰면서 워크숍과 워크숍 중에 어떤 것을 사용할 지 고민했다. 그리고 워크숍을 선택했다. 호주 처음 와서 동료들과 얘기하면서 job을 잡이라고 발음했더니 상대방의 표정이 아리송해진다. 모두들 job을 좁이라고 발음하더라. 처음에는 어색하고 이상하게 들렸는데 지금은 아주 편안히 들린다. 그래서 이 글에서도 호주식으로 워크숍이라고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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