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폴리스
아테네는 아직도 땅을 파면 유물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업자가 개발을 꺼린다고 한다. 또한 가정집 주인도 맘대로 집수리를 하지 못한다.
아테네의 대표적 유물들이 몰려있는 아크로폴리스로 향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제 1호인 파르테논 신전. 그리스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신인 아테나 여신을 위한 신전이다. 어느 방향에서도 신전을 보아도 5:8의 황금비율이다. 파르테논 신전은 한창 복원이 진행 중이었다. 신전 가운데에 기중기가 있고 한쪽 끝에는 철골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이로 인해 아름다운 모습이 확 반감되었다. 복원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단다. 복원할 때는 지키는 원칙이 있단다. 반드시 유물의 50% 이상이 남아 있을 때에만 복원을 한다.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운 아테나 니케(나이키) 신전. 대부호 헤로데스 아티쿠스가 죽은 아내를 기리며 건립해서 기증한 음악당. 이 곳에서 엘튼 존, 안드레아 보첼리 그리고 다른 유명한 음악가들도 공연을 했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아테네의 통치권 내기를 했다는 에렉테이온.
가이드가 고대 그리스의 기둥 양식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도리아식, 이오니아식 그리고 코린트 식. 옛날 중학교와 고등학교 세계사 시험 준비하느라 달달 외웠던 기억이 떠올랐다. 지금 시험 보면 무조건 정답.
세계사를 배우고, 여행책이나 텔레비전에서만 보던 각종 고대 그리스 유산들을 실제 눈으로 보니 감개무량했다.
옆에서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의 인솔 하에 유적지를 관람하며 똘망똘망한 눈으로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평일이라서 그랬는지 관광객이 절반쯤 되고, 학생들이 절반쯤 되어 보였다. 이렇게 눈으로 직접 고대 유산들을 보며 역사를 배움으로써 그리스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게 되나 보다.
민주주의가 시작된 아고라 광장과 박물관으로 향했다. 도편 추방, 재판관을 정하는 추첨 장치, 연설을 했던 언덕. 유물 중에는 심지어 토기로 만들어진 젖병도 있었다. 사람 사는 거는 3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게 없는지도 모르겠다.
오후 늦게 찾아간 모나스트라키 광장에서 비눗방울을 터뜨려며 천진난만하게 즐거워하는 열아홉 살 딸내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