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크루즈 여행 - 에필로그

by 박유신 Scott Park

요즘 '도시어부'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낚시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낚시의 맛과 출연자들의 개성 때문에 맘에 든다. 지난주에 '노줄무'라 불리는 이덕화 님이 낚시의 3가지 즐거움에 대해 얘기를 했다. 으뜸가는 즐거움은 낚시의 여유로움, 둘째는 낚시를 준비하는 즐거움, 마지막으로 고기를 잡는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여행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여행의 여유로움, 여행을 준비하는 즐거움, 여행을 직접 하는 즐거움에 하나의 즐거움을 추가하고 싶다. 여행을 마치고 난 후에 여행기를 쓰는 즐거움이 바로 그것이다. 이번 뉴질랜드 크루즈 여행 예약을 시작으로 여행 준비를 하고 여행을 직접 하고 여행기의 마지막 편인 에필로그를 쓰는 지금까지 약 1년 7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여행기간 동안 보고 느낀 것도 행복하지만, 여행을 회고하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글을 쓰며 만만치 않은 현실로부터 나만의 온전한 위로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감사한 사람들이 참 많다. 거금을 지불하면서까지 함께 여행을 해준 내 고등학교 동창 친구와 그 가족들에게 감사한다. 함께 해서 더 즐거운 여행이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보다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즐거운 고1의 아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면 함께 했던 시간이 더욱 소중해진다. 열흘 넘게 온 가족이 같이 있다 보니 사소한 문제로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크루즈 승무원들에 대한 감사도 빼놓을 수 없다. 레스토랑에서 항상 우리를 위해 특별히 김치를 준비해 준 한국인 에밀리, 정산 문제에 큰 도움을 준 서비스 데스크 직원, 객실을 아침저녁으로 정리해준 조엘, 저녁마다 황홀한 엔터테인먼트 쇼를 위해 땀 흘렸던 수많은 분들, 이외에도 많은 크루즈 승무원들 덕에 편안하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운이 좋게 난생처음으로 조회수 3만이 넘어가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어느 날 알림에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뜨더니, 조회수가 계속 늘어나 2000, 3000을 넘어서 10,000을 넘기더니 며칠 후에는 30,000까지 돌파했다. 이렇게 조회수가 많은 것이 처음이라 무슨 일인가 의아했다. 그러나 브런치 홈의 글들을 읽다 보니 내 글이 메인 화면에 올라와 있는 게 아닌가? 그제야 조회수의 비밀을 풀 수 있었다. 이 여행기를 일주일마다 한편씩 매거진에 올릴 수 있도록 독려해준 피터님과, 거의 모든 글에 응원의 댓글을 달아준 헤븐님, 그리고 댓글을 달아준 분들과 이 글들을 읽어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올린다.


크루즈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며 친구와 다음 크루즈 여행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 시기는 5년 후, 친구의 둘째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때이다. 목적지는 알래스카. 아내가 전직 크루즈 승무원으로부터 추천받은 곳이다. 알래스카를 가본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크루즈 여행지라고 손을 꼽는다고 한다. 기대하시라. 알래스카에서 1미터짜리 연어를 잡은 사진을 브런치 글 커버 이미지로 쓸지도 모른다. 설렌다. 5년에 걸친 알래스카 여정은 벌써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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