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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신 Scott Park Mar 23. 2020

내 인생에 대하여

데 메아 비타 (라틴어. '내 인생에 대하여'라는 뜻)

일 년쯤 전에 건강했던 삼촌이 갑자기 하룻밤 사이에 뇌출혈로 돌아가셨다. 나에게도 당장 오늘 밤 똑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앞으로 내가 살 수 있는 날이 짧으면 하루, 길면 30년 정도 남았을까? 


내가 살아온 50년을 돌아본다. 공부 잘하는 모범생으로 학창생활을 마쳤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두 아이를 낳아 부모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행복을 만끽했다. 벤처로 시작한 한국 기업에 다니고 있는 중, 회사가 외국계 기업으로 인수가 되었다. 운 좋게도 기회를 잡아 삼십 대에 임원이 되었다. 몇 년 후 호주로 가족과 함께 이민을 했다. 그러나 불과 1년 6개월 만에 갑작스러운 해고 통지를 받았다. 1년 넘게 직업으로 청소를 하면서 구직활동을 병행했다. 지인의 도움으로 호주 통신회사에 취직해서 일한 지 6년이 되어간다.


아내는 50이 가까운 나이에 호주 시드니에 있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해서 공부, 일, 살림을 동시에 하고 있다. 딸은 대학교 3학년으로 자기가 원하는 미술 분야의 공부를 하고 있다. 아들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쉐프가 꿈이었으나 접고 대학에서 수학계열의 공부를 하고 싶어 한다. 


올해 말에는 아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그 후에는 양육의 책임으로부터 해방이다. 향후 10년간 60살이 될 때까지 어떤 쓸데없는 짓을 하고 싶은가? 

- 하이킹 : 산티아고 순례길, 호주 Great North Walks, 미국 장거리 트레일 PCT, CDT, AT, 네팔 안나푸르나

- 여행 : 도보 또는 요트, 사하라 사막, 중남미와 아프리카

- 요가와 명상

- 가족들과의 추억                


참, 나와 아내 둘 다 30대에 암 선고를 받았다. 다행히 둘 다 완치되어 건강히 잘 살아있다. 암 선고는 그 당시에는 큰 고통이었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축복이었다. 지나간 인생을 돌아보면 "감사"가 넘친다. 오늘 하루의 삶은 어떻게 살까? 내 사명서에 적힌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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