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하지 못하면 생존에 위협을 받게 됩니다.
그럼 과연 적응은 무엇일까요?
이 고민은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치면서 꾸준히 들었던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90도로 서 있는데, 세상 역시 90도라면
적응이 쉽습니다.
문제는
나는 90도로 서 있는데, 세상이 45도 혹은 30도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적응일까라는 부분입니다.
세상이 깨끗하고 순리대로 흘러가는
우리가 어렸을 때 듣는
권선징악,
운 몇 퍼센트 노력 몇 퍼센트,
하고자 하면 못할 게 없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
등등의 세상이라면 좋겠습니다만
실제로 살면서 경험하는
주위에서 들리는
뉴스에 나오는 내용들은 좀 다른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스포츠에서의 슈퍼스타는 2군 선수들에 비해
노력을 더 많이 해서 슈퍼스타인가?
2군의 선수들은 슈퍼스타에 비해서 노력을 덜했던 건가?
성공한 사람들은 이만큼 노력했다고 나오는데
그럼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만큼 노력하지 않아서인가?
그 노력의 방향이 맞지 않았다. 노력했지만 효율이 떨어졌다 등의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만약 성공했다면 그런 얘기를 듣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을까
등등의 많은 생각들을 합니다.
그런 쓸데없는 생각말고
지금 니 눈앞에 있는 걸 신경써.
니가 그러고 있을 때야.
니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그렇게 생각만 하면 뭐가 달라져?
등등의 얘기도 듣겠지요.
생각은 하는 것과 생각이 드는 것으로 나뉘어진다고 말합니다.
(제가 상담할 때 하는 말입니다.)
생각을 하는 것은 조절할 수 있는 영역
생각이 드는 것은 조절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합니다.
생각이 드는 것은 조절이 어렵습니다.
생각이 들고 나서 계속해서 생각을 할 것인가의 영역에서 조절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에 어느 팀에 신입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팀에는 오래전부터 관행이라고 내려오는 일이 있는데,
이 일이 신입의 입장에서는 부조리한 일로 보입니다.
자신만 안 하겠다고 하면 그 팀에서 지내기가 어려울 것 같고,
어느 시점엔가 그 관행이 문제가 되면,
관련자가 되어 일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신입은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적응일까요?
저로서는 선택하기 힘든 문제입니다.
나비효과라는 말도 있듯이
뭔가를 선택하면 내가 예측하지 못하는 일들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선택이 어렵습니다.
상담 이론 중의 선택과 책임을 강조하는 이론이 있습니다.
때때로 상담하면서 선택과 책임에 대한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 그 책임도 져야 하는 상황이 때로는 무기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