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상담은 안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by counselorm

상담을 옷장정리에 비유하기도 하지만, 안개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안개가 굉장히 자욱하게 깔린 그 중앙에 서 있습니다.

내 손도 안 보이고 내 발도 안 보이고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는 상황입니다.

혹시라도 움직이다가 부딪히거나 다치지 않을까 싶어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상담에 올 때와 비슷한 상황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때 안개는 실제하는 안개일 수도 있고

실제는 안개가 없는데 나에게는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상담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후레시를 비춰주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후레시를 비추어서 현재 손의 모양은 이렇게 하고 있고,

주변 30센티를 비추어보니 딱히 부딪힐 만한 것은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발 아래쪽도 마찬가지로 후레시를 비춰줍니다.


내담자는 후레시 불빛을 보면서 서서히 움직일 수 있고

안개의 중앙에서 서서히 바깥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중앙을 벗어나면 주변에 뭐가 있는지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면 좀 더 잘 보여서 움직임에 속도를 붙일 수 있습니다.


안개에서 거의 빠져나가면

내가 가려는 곳은 저쪽인데 하면서 자신의 목표지점으로 갈 수 있습니다.

상담은 보통 안개 중심에서 서서히 옅어지는 곳까지의 동행인 경우가 많구요.

이후에 자신이 가려는 방향으로 뛰어가려는 내담자를 보면서

종결할 수 있게 되면

상담자의 효능감이 높아지는 상담이 됩니다.


상담에서 후레시를 비춘다는 것은

내담자에게 영향을 크게 준 일을 샅샅이 훑는다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십몇년전의 어떤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것은

그만큼 내담자에게는 큰 일이고

아직도 영향을 많이 준다는 의미입니다.


그 일을 Here and Now라고 하여

지금 현재의 상담 장면으로 가지고 와서

그때가 언제인지, 낮인지 밤인지, 어떤 장소인지

어떤 얘기를 들었고 어떤 걸 봤는지

어떤 감정, 생각이 들었는지를 하나하나 상담장면에서 함께 하게 됩니다.


중학교 때 읽었던 책을 대학교 때 읽으면 다르게 느껴질 수도 있듯이

이전의 경험과 일을 얘기하면서

지금 시점에서 다르게 느껴지거나 생각이 든다면

그 일이 현재에 주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혼자 있을 때는 매번 생각해도 같은 패턴으로 돌아가던 과정이

상담자와 함께 하는 장면에서

상담자와의 대화를 통해

다르게 인식되거나 볼 수 있기를 바라면서

상담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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