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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팔청춘 Apr 20. 2022

파타고니아 정신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라이팅하우스/ 초판 2쇄/ 2020.05.05)

- 파타고니아 정신 -


많은 기업이 사회적 책임(CSR)을 한다고 한다. 국내외 할 것 없이 다수 기업이 "우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라고 말한다. 어떤 기업은 기부로, 어떤 기업은 사회공헌으로, 어떤 기업은 재단으로. 각자의 상황과 방법에 맞게 책임을 다하고 있다. 좋다. 어떤 형태로든 기업이 책임을 다하는 건 정말 좋은 반응이다.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저들이 하는 방식이 진짜 책임을 다하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하는 이유는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부가적인 것들만 해결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상처를 우선 낸 뒤, 그곳에 약을 바르는 모습이다.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애초에 상처를 내는 일 자체를 안 해야 한다. 나는 그게 진짜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이 차원에서 생각하면 실제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싶다.


기업이 책임을 다하기 어려운 건 여러 이유가 있다. 대표적으로 책임을 다하는 순간 이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있다고 쳐보자. 그 기업의 주력 상품이 있는데, 환경적, 사회적 피해를 일으킨다. 하지만 소비자가 해당 제품을 너무나도 찾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하는 순간 회사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고, 그런 기업은 금세 사라질 수 있다. 당장 매출이 급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선뜻 책임을 이유로 제품을 판매하지 않을 기업이 있을까?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은 파타고니아 창업자 이본 쉬나드가 쓴 책으로, 파타고니아 역사와 경영 철학을 이야기한다. 저자가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됐고, 발견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그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려고 했고, 그렇게 한 결과 어떤 반응을 얻었는지를 말해준다.


파타고니아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이었던 건 아니다. 초기 파타고니아 역시 자연을 훼손했다. 자사 제품이 암벽을 꾸준히 훼손하고 있었다. 자신이 사랑하는 자연을 자기 손으로 훼손하는 모습을 쉬나드는 두고 볼 수 없었다. 중대한 결심을 하는데 이는 자사 주력 제품 판매를 중단하는 거였다. 당시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 판매 중단은 파타고니아 입장에서도 타격이 컸다. 하지만 그럼에도 단행했다.


이 모습을 시작으로 파타고니아는 자사 제품이 미치는 환경적 피해를 조금 더 깊게 바라보기 시작했고, 어떻게 하면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을까를 생각했다.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문제를 발견했고, 발견되는 문제들을 해결하며 지금까지 달려왔다. 그 결과 2008년 금융위기 때 오히려 매출이 증가와 기업 성장을 이루어내고, 파타고니아를 책임을 다하는 기업, 친환경 기업이라고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파타고니아의 가장 큰 장점은 끊임없는 변화다. 발견된 문제를 단순히 사후 처방 식으로 해결하지 않고, 애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개선하고 바꾼다. 그 과정에서 협력업체, 경쟁기업과 협력까지 한다.


최근 가장 눈에 띈 협력은 삼성전자와 한 협력이다. 지난 CES에서 파타고니아와 삼성전자가 협력한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협력 내용은 미세 플라스틱이었다. 제품을 세탁기에 빨대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흘러가 강으로 바다로 나간다는 내용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해 미세 플라스틱을 걸러낼 수 있는 세탁기를 개발한다는 내용이었다. 무릎을 쳤다. 사실 그 내용을 보기 전까지 그런 문제가 있는지도 몰랐다. 역시 파타고니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점을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시도는 파타고니아 전 구성원에게 내재된 거라고 생각한다. 그 내재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내재화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초기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져온 유산 같은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좋은 기업, 착한 기업을 넘어 정말 책임 있는 기업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파타고니아의 사례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파타고니아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과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고 바꿔나가는지 그 정신을 책임을 다한다는 기업들이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 역시도 개인 차원에서 진행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며 살아야겠다.


밑줄

- 느리기는 했지만 꾸준히 등반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볼더 인근의 엘도라도 협곡, 뉴욕의 샤완겅크, 요세미티 계곡과 같이 잘 알려진 루트에 사람들이 몰리게 되었다. 연약한 크랙에 경강 피톤을 반복적으로 박아 넣고 빼낸 덕분에 암벽은 흉하게 망가졌다. 엘 카피탄의 노즈 루트를 등반한 나는 몇 해 전 여름만 해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그곳이 심하게 훼손된 것을 발견하고 염증을 느끼며 집에 돌아와야 했다. 프로스트와 나는 피톤 사업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수년에 걸쳐 밟게 될 환경보호를 향한 발걸음의 시작이었다. 피톤은 우리 사업의 중추였지만 그 사업으로 인해 우리가 사랑해 마지않는 암벽들이 훼손되고 있었다.(p.64~65)


- 경영진은 개방된 형태의 커다란 공간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을 했고 직원들은 곧 이 공간에 '울타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는 카페테리아를 만들어 직원들이 근무 중 언제라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또 말린다의 강력한 주장으로 그레이트 퍼시픽 카일드 디벨로프먼트 센터라는 사내 어린이집을 개설했다. 당시에는 이런 사내 어린이집이 전국적으로 120개에 불과했다. 물론 현재는 8,000개 이상의 사내 보육 시설이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놀고 카페테리아에서 부모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는 풍경 때문에 회사라기보다는 가정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우리는 자녀를 새로 얻은 직원들은 물론이고 다른 직원들도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하고 업무를 분담할 수 있게 해 주었다.(p.101)


- 1980년대 후반, 회사의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10년 내에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가 될 상황이었다. 10억 달러라는 지점에 이르려면 대형 상점이나 백화점에서도 물건을 팔아야 될 것이다. 이것은 우리가 최고의 등반 장비를 만드는 제조업체로서 지켜 왔던 회사 설립의 근본 취지에 도전하는 일이었다.(p.106)


- 나를 괴롭힌 또 다른 질문이 있다. 자연의 훼손이었다. 네팔, 아프리카, 폴리네시아 등지에 등반이나 서핑, 낚시를 하러 가면 그전에 방문했던 때로부터 몇 년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생생히 목격할 수 있었다.(p.106)


- 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돌아오는 역할을 맡은 사람이었다. 회사에는 밖으로 나가 세상의 분위기를 파악할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수년 동안 세계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제품, 새로운 시장, 새로운 소재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들뜬 마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이후 세상의 빠른 변화를 보기 시작했고 환경과 토착문화의 훼손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돌아오는 일이 점점 잦아졌다.(p.107)


- 말린다와 나는 관리자들과 도매 부문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 혹은 보다 '자연스러운' 성장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자주 논의를 가졌다.(p.113)


- 우리 회사는 가진 자원과 한계를 초과하고 말았다. 우리는 세계 경제와 마찬가지로 유지할 능력이 없는 성장에 의존하게 되었다. 이 문제를 무시하거나 문제가 사라져 버리기를 바라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하고 새로운 경영방침을 도입해야 한다. 기존의 관행을 깨뜨리는 일을 시작해야 했던 것이다.(p.120)


- 나는 십여 명의 임원들을 이끌고 아르헨티나로 가서 바람이 몰아치는 진짜 파타고니아의 산에 올랐다. 이 황무지들을 돌아다니며 우리는 스스로에게 왜 사업을 하고 있는지, 파타고니아가 어떤 회사가 되기를 원하는지 물었다.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도 좋지만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데 모두 의견이 일치했다. 기업으로서 우리가 유발한 환경 피해를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우리를 다른 회사가 아닌 파타고니아로 이끈 공통의 가치관과 문화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었다.(p.121)


- 직원들에게 회사의 철학을 가르치면서 비로소 카미 박사의 질문에 대한 진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35년이 지난 후에야 내가 왜 사업을 하는지 알게 된 것이다. 나는 환경이라는 대의에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바랐던 것은 우리의 피톤과 피켈이 다른 장비 제조업체의 본보기가 되었던 것처럼, 파타고니아가 다른 기업들이 환경에의 책임과 지속가능성을 탐구할 때 본보기로 삼을 만한 모델이 되는 것이었다.(p.127)


- 카미의 충고를 따르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내가 당시 회사를 팔고 수익을 주식시장에 투자했더라면 2008년 시장 붕괴 이후 자연을 보호하는 운동에 내줄 돈이 많이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계속 사업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파타고니아의 지속 불가능한 성장 추진과 전체 산업 경제의 지속 불가능한 성장 추진이 비슷한 모양새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사업을 계속했기 때문에 비록 정말 어려운 방식이었어도 이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p.131)


- 우리는 새로운 천년으로 넘어가는 시기를 견뎌 냈다. 아니, 사실 단순히 생존했다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회사의 성장을 우리가 유기적 성장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조정해 왔다. 우리는 아웃도어 특화 시장에서 벗어나거나 우리의 진짜 모습이 아닌 것을 시도하는 식으로 성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얼마나 성장해야 할지를 고객들이 매년 알려 준다. 어떤 해에는 5퍼센트일 수도 있고 어떤 해에는 25퍼센트일 수도 있다. 25퍼센트의 성장은 금융위기의 와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소비자들은 금융위기 동안 대단히 보수적이 된다. 그들은 유행을 따르는 물건들의 구매를 중단한다. 그 대신 실용적이고,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으며, 오래 지속되는 제품에 더 많은 돈을 쓴다. 때문에 우리는 금융위기 동안에도 번성할 수 있었다.(p.131~132)


-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라는 사명 선언(2019년에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합니다"로 변경)에 따라 살기 위해 우리가 노력하는 과정이 우리 이야기의 전부이다.(p.134)


- 우리의 철학은 규칙이 아닌 지침이다. 우리의 철학은 모든 프로젝트에 대한 접근법의 핵심이며, 문서의 형태로 명확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적용 방식이 고정 불변인 것은 아니다. 오래 지속되는 기업에서는 사업을 영위하는 방법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치관, 문화, 철학은 변함없이 유지된다.(p.138)


- 지난 10년 동안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오랫동안 길을 잃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우리의 철학이 지도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세계의 등고선은 산의 등고선과는 달리 계속 변화하며 경고는 빈약하다. 우리의 철학은 이런 비즈니스 세계에서 선명한 지도가 되었다.(p.138)


- 어느 제품이든 관리는 귀찮은 일이다. 오로지 그 이유 때문에 손이 덜 가고 관리가 쉬워야 한다는 점이 고품질의 기준이 되었다.(p.161)


- 환경적 고려는 이런 모든 이유를 뛰어넘는다. 다림질은 비효율적인 전기 사용이며, 고온 세탁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드라이클리닝은 유독한 화학물질을 사용한다. 건조기는 착용 횟수와 상관없이 옷의 수명을 훨씬 단축시킨다. 건조기 필터 안의 보푸라기를 확인해 보라! 세탁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이 의류에 연관된 탄소 발자국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p.161~162)


- 의류를 만들 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농장이나 공장에서부터 고객에 이르는 모든 공정 단계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의식하는 것이다.(p.172)


- 양모를 예로 들어 보자. 양모는 양들이 취약한 사막 환경이나 고산 초원에서 풀을 뜯는지, 비가 많이 오고 풀이 많으며 포식자가 없는 지역에서 풀을 뜯는지에 따라 환경에 해를 많이 입힐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양모는 매 가공 단계가 화학물질에 의존한다. 해충을 죽이기 위해 양을 살충제에 담그고, 양털은 석유가 원료인 세제로 세탁하며, 실은 염소 탈색 후 중금속 염료로 염색한다.(p.181)


- 온갖 노력을 기울여 유기농 목화와 책임 있는 생산과 가공을 거친 양모를 사용한 뒤에 독성 염료로 염색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섬유의 종류마다 화학 염료도 달라진다. 유독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하지만 염료를 제조하는 쪽에서 자신이 생산하는 염료가 독성이 있다고 말하는 경우는 없다. 강제가 없는 한은 말이다. 우리는 우리와 계약한 염색 공장이 유독한 염료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의 물 자원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제를 더 깊이 파고들어야만 했다.(p.183)


- 물론 그런 관계자는 주의 깊게 선택해야 한다. 공급업자나 도급업자에게서 우리가 찾는 첫 번째 덕목은 작업의 품질이다. 기존의 품질 기준이 높지 않다면 비용이 아무리 매력적이더라도 그 기준이 언젠가는 올라갈 것이라는 근거 없는 갖어으로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다. 도급업자가 하루는 월마트에 납품할 반바지를 바느질하고 다음 날은 파타고니아에 납품할 반바지를 바느질한다는 것은 사업적으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또한 낮은 비용을 지향하는 봉제 도급업자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이 좋은 봉제 기술자를 고용하지 않을 것이고 작업 환경과 환경적 기준에 대한 우리의 감독을 환영하지 않을 것이다.(p.201)


- 나는 파타고니아를 생태계라고 생각한다. 판매사와 고객을 시스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하는 생태계라고 말이다. 시스템 내 어디에서 발생한 문제든 결국에는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전체 유기체의 건강을 무엇보다 우선해야 한다. 이는 조직에서 어떤 지위에 있든, 회사 내부에 있든, 외부에 있든, 모든 사람이 회사의 건전성에, 제품의 완성도와 가치에 눈에 띄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p.202)


- 우리는 직원과 건전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장을 선택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잠재 파트너에 대한 감사를 통해 그들이 노동자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파악하고, 노동자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공정에 대한 그들이 시각이 어떤지 판단하고, 시민사회를 참여시켜 공장이 긍정적인 고용 기록을 갖고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충분치 않을 때가 있다. 때로는 좋은 직장의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는 공장이라도 우리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들을 갖추지 않은 경우가 있다. 노동자에 대한 복지나 관리 도구가 그 지역에서 새롭거나 알려지지 않아서 공장의 입장에서는 생소하기 때문이다. 직장에 대한 우리의 기준에 부합하거나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공장과 함께 일을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협력사들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때도 있다. 구매자로서 우리는 공장에 대해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질 높은 작업이나 생산기술을 위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 온 오랜 파트너라면 특히 더 그렇다.(p.202~203)


- 제품에 대한 글은 직물의 세부적인 사항과 용도에 대한 꼭 필요한 사실을 전달하며 사진에서 미묘하게 부각된 문제들, 우리가 스포츠와 삶에서 원하는 것들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정확성에 대해 대단히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우리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하는 데 따르는 위험을 염두에 두지 않기 때문에 더더욱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p.253)


- 언론의 호평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뉴스거리를 가지는 것이라고 믿는다.(p.256)


- 기업이 정말로 책임감을 느껴야 할 대상은 누구인가? 고객? 주주? 직원? 우리는 그 위의 누구도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근본적으로 기업은 자신들의 자원 기반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 건전한 환경이 없다면 주주도, 직원도, 고객도, 그리고 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2004년 파타고니아 시리즈 광고 중에서) (p.256)


- 우리의 철학에서는 재무가 모든 사업의 뿌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무는 회사의 다른 모든 부분을 보완한다. 수익이 우리가 하는 일과 제품의 질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을 인정한다. 품질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회사는 비용을 절감하고, 제품에 대한 인위적인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매출을 높이고, 열심히 일하라고 구성원들을 몰아붙이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p.261)


- 우리는 큰 회사가 되기를 바란 적이 없다. 우리는 최고의 회사가 되기를 원하며, 최고의 대기업보다는 최고의 작은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제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다른 부분의 성장을 위해서 회사 한 부분의 성장이 희생될 수 있다. 이런 '실험'의 한계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그 한계 밖으로 빨리 확장해 나갈수록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회사는 더 빨리 사라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그 한계에 맞추어 사는 것도 중요하다.(p.264~265)


- 제품이 우리의 기대에 부합할 때 고객으로서 제품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그렇지 못할 때 역시 고객으로서 화를 낸다. 제품에 대해 열정적인 관심이 없는 사람들을 직원으로 두면서 동종 업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원하는 기업은 상상할 수 없다.(p.271)


-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은 자연계 생물들에게 필수적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자연의 특성들을 좋은 비즈니스 관행으로 옮길 방법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연 자원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우리 역시 그 시스템의 일부이고 그것을 관리하고 유지시킬 의무가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사업의 모든 측면에서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포용한다.(p.309)


- 파타고니아에서는 자연환경의 보호와 보존이 시간이 남을 때 하거나 일과를 마치고 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사업을 하는 이유이다.(p.309)


- 기업이 하기 힘든 일 중 하나는 가장 성공적인 제품의 환경적 영향을 조사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경우 제품을 바꾸거나 그것을 진열대에서 치우는 것이다. 당신이 지뢰를 만드는 회사의 주인이라고 생각해 보자. 당신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각종 혜택을 주는 최고의 고용주이다. 하지만 지뢰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느 날 당신은 보스니아나 캄보디아, 모잠비크에 가서 불구가 된 무고한 사람들을 보고 "지뢰가 이런 일을 하는구나!"하고 깨닫는다. 이제 당신은 제품이 진짜 하는 일을 안다. 이 상태에서 지뢰(담배, 패스트푸드) 사업을 그만둘 것인가, 계속할 것인가. 파타고니아도 우리의 이런 '지뢰'를 찾기 시작했다.(p.320~322)


- 고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수선이 필요한 제품을 고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제품은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방법이었다. 현재 네바다 리노에 있는 우리 수선 센터는 북아메리카 최대의 의류 수선 시설이다. 50명의 직원들이 매년 4만 건 이상의 수선 의뢰를 처리한다. 의류 무상 수선 서비스 원 웨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우리는 소매점 직원들에게도 기본적인 수선법을 가르쳐서, 대륙을 가로질러 수선 센터로 보내야 하는 물건을 줄이고 고객들이 그 물건 없이 오래 지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고객들에게 직접 물건을 수선하도록 권장한다. 그래서 고객들이 직접 수선을 시도한 경우에도 품질보증을 유지한다.(p.331~332)


- 사업이 환경에 주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가 만드는 모든 것은 어느 정도의 오염을 유발하고 폐기물을 남긴다. 때문에 우리가 책임져야 할 다음 단계는 죄를 짓지 않게 되는 날이 올 때까지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p.344)


- 우리는 스스로의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까지 뒤를 따르려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지원금을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1996년 우리는 매출의 1퍼센트를 기부했다. 돈을 벌든 벌지 않든, 사정이 좋은 해든 아니든 기부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자선이라기보다는 지구에 살고 있고, 자원을 사용하며, 문제의 일부이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지구세'가 되었다.(p.349)


- 제품을 만드는 데 따르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은 기특한 일이지만, 피해를 줄인다는 것이 선을 행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굶주린 세상을 위해서 식량을 키우는 데 사용해야 할 땅에 목화를 유기농으로 키우는 것이 지구나 사회에 이로운 일이라고 할 수는 없다.(p.360)


- 나는 유기농 제품을 생산하는 데 만족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 "당신들이 사용하는 유기농 당근은 어떤 종류입니까?" 내가 물었다. "그 당근은 어디에서 재배됩니까?" 화석수를 끌어 쓰는 사막의 대형 기업형 농장에서 재배한 것입니까? 노동자들에게는 최저임금이 지급되고 있습니까?" 그녀가 이런 질문에 책임감을 갖고 답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공급망이 유발하는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p.360~361)


- 파타고니아에서 하는 일들은 우리가 이 문제의 해법 중 일부가 될 수 없는 한 아무 소용이 없다. 데이비드 브로워가 말했듯이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원인이 아닌 증상만을 건드리는) 것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지속 가능성을 향한 길에서 이루는 작은 성과들은 성장과 소비 증가 앞에서 무효화된다.(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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