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하룻밤 미술관>
하룻밤 미술관
(이원율/ 다산북스/ 초판 1쇄/ 2021.07.09)
- 가벼운 미술 -
예전 유럽 여행을 하면서 아쉬웠던 건 유럽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대표적 이유는 미술을 보는 눈이 없다는 점이었다. 유럽은 익히 문화를 꽃피는 대륙이고, 수많은 예술가들을 배출한 곳이다. 그런 유럽을 돌며 예술 작품이란 걸 제대로 보지 못했다. 보더라도 그냥 물감 칠한 그림 정도로만 보였다.
책, <하룻밤 미술관>은 미술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입문서 느낌의 책이다. 저자가 기자여서 그런지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머리말에서 이 책이 독자 인생의 첫 미술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내겐 첫 번째 미술책이었으니 저자의 뜻은 내 경우에 한 해서 이루어졌다.
저자는 익히 들어본 화가와 잘 알려지지 않은 화가의 작품과 그 뒷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가령 이런 것이다. 자신의 귀를 자른 광적인 모습과 귀를 자르고 그렸다고 알려진 자화상으로 유명한 고흐가 가장 애정 하는 작품이 감자 먹는 사람들이었다는 것, 또 사실 고흐는 자신의 귀를 자를 만큼 미치 광이가 아니라 너무나도 가난해서 가난한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고, 세상에서 가장 찬란한 가난을 그릴 수 있었다는 것 등이다.
또한 자신의 귀를 자른 고흐처럼 자신의 눈을 찌른 조선의 반 고흐 최북 같은 화가도 함께 소개한다. 책을 읽으면서 알았지만 최북이야 말로 정말 보통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금강산이 아름답고, 모름지기 자신 같은 사람은 이런 멋진 곳에서 죽어야 하니 거리낌 없이 죽으려 몸을 던졌다는 것 등이다.
책을 읽은 뒤 미술을 엄청나게 알게 된 건 아니지만,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미술과 마치 작품을 보고 반드시 무언가를 느껴야 할 것 같을 때 잠시 펼쳐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또 여러 가지 일로 골치가 아플 때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가볍게 읽기 좋은 미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