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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현민 Sep 17. 2021

나이 서른에, 첫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 (2)

급여는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다.

누구는 말한다. "야 너 대학까지 나와서 왜 그런 곳에서 일해." 또는 "야 너 챔피언 아니냐 왜 그 길로 안 가고 다른 일해?"


대학 그리고 챔피언이 뭐 별 건가. 나는 말한다. 돌고 돌아 어차피 치킨집을 할 거라면, 지금부터 치킨의 고수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더하여 뭐든 목표를 크게 잡고 싶었고, 어떤 것이든 크게 보고 싶었다. 적당한 회사에 취업해서 적당한 일을 하면서 적당하게 살고 싶진 않았고, 적당한 체육관을 하면서 적당한 행복을 가지며 살고 싶지 않았다. 남들과는 조금 더 크게, 남들과는 조금 더 멀리 보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의 꼬리의 꼬리를 물다 보니 목표가 생겼다. 내가 계속 상주하지 않아도, 조금씩만 신경 써줘도 잘 돌아가는 법인 사업체를 두어 개 갖는 것이 내 첫 번째 목표가 되었다. 그에 가장 가까운 길이 바로 여기였다. 두 번째, 세 번째 목표도 있긴 하지만, 일단은 첫 번째 목표를 이뤄야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때문에, 짧았던 기간이지만 현장부터  일을 시작하였고 벌써  책임자 단계에 있다. 하지만 영세기업 특성상 어느  분야에만 가만히 있을  없고  부서마다 내가  다리씩  걸치고 있어, 필요시에 계속 충당해 줘야 한다. 1부터 10까지    알고, 그걸 가르칠  알아야만 사장을   있다는 삼촌의 말에 동의하고 싶진 않지만 동의한다. 그래서  지금도  하고 있고, 배우고 있다.


지금의 나에겐 돈이 중요하지 않다. 물론, 많을수록 좋다. 하지만 없어도 굶거나 생활이 안 되는 것 또한 아니다. 내가 여기서 받고 싶은 건 돈이 아니라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급여는 단순히 내가 계속 배울 수 있게 응원해 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급여는 단순히 숫자에 불과하다. 그 급여가 어떤 것을 포함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가령, 단기로 단순 조립하는 알바의 급여가 달에 450만 원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알바가 있는데 이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에서 서빙을 하는 것이다. 여긴 급여가 달에 100만 원이다. 하지만 1년만 버티면 그 맛집의 소스 기술을 똑같이 따라 할 수 있다고 해보자. 근무 시간이 같다고 가정할 경우,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하겠는가.


물론 전자를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후자라고 생각한다. 단순 조립 알바 1년을 해서 전부 돈을 모은다고 해도 5,400만 원이다. 하지만 그는 13개월째에도 450만 원을 받는다. 식당 서빙의 경우는 어떤가. 전부 돈을 모아도 1,200만 원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13개월 째에 자기가 급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 그것은 450만 원이 될지 5,400만 원이 될지 모른다.


물론 소스 하나 가지고 식당이 대박 나거나 하진 않겠지만, 이해하기 편하게 좀 극단적인 예시를 들었을 뿐이다. 급여는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그 안에 포함되어 있는 값어치를 본다. 급여 안에 들어있는, 돈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받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을 길다. 지금 당장의 숫자보다, 평생 그 숫자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차 다 보니, 지치려야 지칠 수가 없다. 그 어떤 시련이 와도 흔들리질 않는다. 오히려 시간을 빨리 감기 해서 먼 훗날 성장한 내 모습을 빨리 보고 싶어 안달이 난다. 이 페이스라면 미래의 나는 성공할 수밖에 없으니.


하지만 나도 종종 성장통을 겪는다. 어느 날은, 핵심 인력이 다 빠지고 심지어 그 뒤에 들어오는 대체인력마저도 다 펑크가 난 적이 있었다. 이래서 공장이 돌아갈 순 있을까 싶었다.  - 3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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