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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현민 Oct 22. 2021

한 회사 책임자의 삶

퇴근 시간을 정해놓지 말아라

난 오너는 아니지만, 오너를 대신해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책임 실무자이다. 오너가 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만 하는 경험이 아닐까 싶다. 때문에 오너 마인드로 일을 하려고 한다. 수업료 없는 꽁짜 레슨이지 싶다.


종종,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절대 여유 부리며 일하지 않는데, 감당이 안 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인원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데, 모든 게 모자란 실력으로 치부되어버리는 상황에 정내미가 뚝뚝 떨어질 때도 있곤 한다. 주어진 조건에 능력 있는 사람을 구하긴 어렵고, 주어진 환경에 요리조리 요령껏 잘 사용해서 어떻게든 굴려야 한다. 정말 쉽지 않다.


최대한 직원들을 제시간에 퇴근 시키려 한다. 내가 오너 마인드로 일할 뿐이지, 그들까지 오너 마인드로 일 시키기란, 양심에 밥을 말아 먹어야지 싶다. 시간은 한정돼있고, 해야 할 일들은 계속해서 들어오니 제시간 안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일은 직원들이 하지만, 결국은 내가 마무리를 다 해야한다. 제시간 안에 퇴근하려고 시간에 쫓기듯 일을 했다. 그러다보니 일 완성도에 듬성듬성 구멍이 났었고,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이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난 분명히 100%만큼 일을 했는데 구멍 난 일, 그리고 쌓인 일들에 대한 책임이 돌아왔다. 내가 얼마나 더 어떻게 해야할까? 되묻고 싶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다른 생각이 들었다. 영업시간 말고, 셔터 내리고 일을 하면 되지 않을까. 퇴근 시간 후에 혼자 남아서 공장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서류를 한 번 더 훑어보니 그제서야 조금씩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구멍 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쌓인 일들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더하여 필요한 것, 바꿔야 할 것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100%로 안 되면, 120%, 150%로 해보자는 마인드가 생겼다. 누군가 그랬다. 먼저 줘보고 받을 걸 생각하라고. 근무시간은 8시간이지만, 우리는 24시간을 갖고 있다. 후하게 쳐서 8시간 잠을 자고 8시간 일을 하면 나머지 8시간이 있다. 일단 해보고, 성과가 나오면 그때 외치면 된다. 지금까지 실력이 늘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었던 것이고 이제야 진정 내 실력이 느는 게 아닐까 싶다.


퇴근 시간을 깨버리는 순간 그때부터가 진짜 내 실력이고 본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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