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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is Jan 06. 2021

직장인의 글쓰기

루틴의 중요함

새해가 시작된 지 어느덧 5일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매번 '참 시간 빠르구나'라고 하면서도 어느새 달력의 마지막 페이지를 바라보며.


'도대체 올 한 해 나는 뭘 한 걸까'


라고 탄식하며 스스로를 바라보는 모습.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죠.


저는 올해 2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나는 매일 1화씩 웹소설 쓰기.

다른 하나는 매일 꾸준히 집에서 코어 운동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둘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겨우 1월 6일인데 말이죠.


제가 게을러서 그랬던 건 아니고, (변명을 하자면) 어제 일이 많아서 새벽 1시 무렵이 되어서야 겨우 퇴근할 수 있었거든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거실에 대자로 뻗어 자버렸고, 운동과 글쓰기는 하루씩 미뤄졌습니다.

그렇다고 다음날인 오늘 그 2배를 할 수 있었느냐 하면 그것도 미션 실패입니다.

생체리듬이 깨져버리니 운동은커녕 1화 글쓰기만을 겨우 끝낼 수 있었습니다.

몸은 나른하고, 졸리고, 머리는 무겁고요.


직장인이 직장에 다니면서 매일 웹소설을 쓴다는 건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운이 좋아서 내가 뭘 하든 아무도 상관하지 않는 그런 널찍한 회사에 다니는 게 아니라면 업무 중에 글을 쓴다는 건 어불성설이고,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5,000자 이상의 글을 매일 쓴다는 것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내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그런 소년만화의 주인공 같은 행복한 일만도 아니니까요.

특히나 회사 일이 고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이면 더더욱 쓰기가 싫어집니다.

침대에 누워서 잠이나 자고 싶죠.


경기 지방은 오늘 오후부터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 집에 늦게 들어오면서 지하주차장이 아닌 지상주차장에 차를 댄 저는 창밖에 내리는 함박눈을 보면서도 '에이 귀찮아, 조금 이따 해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차를 옮기는 일을 미뤘습니다.

전 엉덩이가 무거운 편이거든요.(후후)

그러다가 조금 전에야 창밖의 풍경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닫고는 부랴부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차를 지하주차장에 옮겨두고 왔죠.

어찌나 눈이 많이 왔던지 발 밑에는 복숭아뼈 이상으로 눈이 쌓여있었고, 허둥지둥 나가느라 양발도 신지 못한 신발을 향해 차가운 눈이 밀려오며 지금이 바로 한겨울임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답니다.

그뿐인가요.

차량 보닛 위에는 무려 7cm 이상이나 되는 두꺼운 눈이 쌓여 제 차량은 마치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네 가족이 키우는 강아지 시로처럼 포동포동한 모습이 무척 이색적이었습니다.

다행히 아직 얼기 전 부드러운 눈이라서 치우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지만 한참 동안 차 위에 쌓인 눈을 턴다고 야밤에 야단을 떨었더랬습니다.

그렇게 생쇼를 하고 집에 올라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미루면 큰일이 나는구나.

직장인의 글쓰기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글을 미루면 안 된다고요.

그렇다고 갑작스러운 야근이나 회식, 경조사 등에 빠질 수는 없으니 주말에는 최소 2화 이상을 쓸 수 있도록 스케줄을 미리 조정해야 되겠구나 싶었고요.

그러니까 루틴을 미리미리 짜둬야 한다는 말이겠죠.

저는 책상머리에 앉아만 있으면 언젠가 작품이 나온다는 말은 믿지 않습니다.

직장인은 그 (집안) 책상머리에 앉는 일이 늘 언제나 당연히 가능한 일은 아니니까요.


한국은 근로자의 성실의무에 대해서 꽤 까다로운 편입니다.

옆 나라 일본과는 다르게 회사에 별다른 피해를 주지 않았음에도 겸업 금지에 대해 엄격하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에 글을 쓴다거나 겸업 활동으로 본업에 지장을 준다면 문제가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가 아님에도 퇴근한 이후의 시간에까지 글을 쓰지 말라는 건 개인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한다는 느낌입니다. 특히나 대한민국 헌법은 직업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인이라는 건 현실을 마냥 거스를 수만은 없는 존재잖아요.

(남의 돈 버는 게 이렇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들 필명을 드러내길 곤란해하는 것일 테고요.


아무튼 오늘의 결론은 그럼에도 루틴을 잃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피할 수 없는 사정으로 조금씩 계획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미루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도저히 처리할 수 없을 크기로 불어나 있을 테니까요.

제 차량 위의 눈덩이처럼 말이죠.
정말, 기묘한 모양이었는데 말입니다.

포동포동, 복슬복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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