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년 전 꽃을 발견했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초입에 가장 먼저 피는 산수유나무의 노란 꽃을 처음 눈치채게 된 이후로, 꽃의 아름다움에 빠지기 시작했다. 온갖 꽃이 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꽃 사진을 그렇게 찍기 시작했다. 어쩜 그렇게 색과 형태가 갖가지 인지, 이런 다양한 꽃을 만들어낸 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세상이 조금 더 부드럽게 느껴졌고, 아름다움에 대한 나만의 시각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형형색색의 갖가지 꽃들이 저마다 시기에 피는 걸 눈치채게 된 이후로, 벌과 나비의 방문을 알아챘고, 땅을 열심히 기어다니는 개미와 갖가지 벌레를 보게 되었다. 그러고 나니 머리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고, 새를 보았고, 날마다 다른 노을의 다채로운 색을 알아보았다. 개구리 소리가 그토록 신나고 풍요로운지, 그것도 몸으로 알게 되었다. 자연이 깨우는 나의 감각들에 내 몸을 맡겼다. 몸과 마음이 지칠 때, 내 마음을 쉬고 위안받을 수 있는 비밀 운동장을 가진 느낌이었다.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고, 슬플 때 나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린다. 왜 이토록 세상엔 많은 종류의 꽃이 있을까 조물주의 의도가 궁금해지면, 아, 그저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보고 싶으셨구나 싶다. 내 인생에는 어떤 뜻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도 가벼워진다. 아, 깊은 뜻 없이 그저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있구나!' 한다. 아주 작은 틈에 쑥 들어가 보면 큰 발견이 있다. 나는 요즘 개미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세상의 미스터리에 내 마음을 한 뼘 넓힐수록 내 마음에 빛을 한 번 더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