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작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마더> 시나리오'의 두 가지 특징
내가 생각하는 봉준호 최고의 작품. 특히 시나리오가 정말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중 눈에 띄는 두 가지 특징이 보여, 이렇게 기록해보려 한다.
눈에 띄는 시나리오에는 특수성이 내제되어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특수성을 자칫 애매하게 나타내버리면 관객의 공감을 잃거나, 시나리오가 모호해진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인 ‘모성애’를 특수한 방법으로 이끌어냈다. 가령 관객의 입장에서 마더의 행동을 보면, 뭔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ex) 아들에 대한 과한 집착에 따른 행동으로 리어카할아버지를 살해하기도 하고, 진태를 스토킹하는 등의 행동들.
하지만 이 행동의 본질을 들어다보면 아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그 시발점이 된다. 보편적인 인간에게 사랑과 연민은 본질적인 감정이다. 때때로 우리는 이런 감정에 심취해버리면 본인이 생각치도 못한 행동들을 하곤 한다. 예를 들어, 연애를 할 때나 혹은 자신의 감정을 크게 자극하는 다큐나 영화 등의 작품을 접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어떤 느낌일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감정을 좀 자극적(마더의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행동들)으로 보여주면서 -인간이 본질적인 감정(특히 모성애)에 충실해지면, 노멀하지 않은 행동들을 하게된다는 걸- 보여준다. 그래서 이를 통해, 보편적인 감정에 따른 생각치도 못 한 행동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좀 더 면밀히 그 본질을 파해쳐봐야 한다는 말을 하는 듯 하다.
앞서 말했듯이 보통은 애매한 시나리오들이 모호성을 같게 된다. 욕심이 많다거나, 구조•구성이 허술하다거나, 공감요소가 극히 없다거나 등의 이유로 말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의도적으로 모호성을 만들어내려고 한 것 같다. 그러기위해서시나리어나 연출이 더 탄탄해져야만 하고, 이 작품은 그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예로 캐릭터와 성(sex)을 어떻게 표현했는 지를 보면 이걸 알 수 있다.
도준의 경우에는 순진한 바보처럼 보이지만, 마더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자신을 죽이려한 것을 기억하는 장면, 엄마에게 침을 잘 챙기라고 하는 장면 등.
이런 캐릭터를 통해 마더가 갖고 있는 모성애에 대한 정당성을 더 명확하게 보여준다. ex)아들을 죽이려 했던 죄책감과 연민 때문에 아들에게 더 집착하는 마더. 그리고 아들이 잘 챙기라며 준 침을 보며 혼란에 빠지지만 그럼에도 모성애라는 감정이 더 크기에 아들에게 받은 충격을 없애고(허벅지에 침을 놓으며), 다시 모성애가 깊은 마더(대명사)로 돌아가는 모습.
진태를 도준과 동일시하는 장면들을 통해 마더의 모성애를 더 부각시킨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밤에 마더의 집에서 진태와 마더가 얘기하는 장면. 이 장면에서 진태의 첫 등장은 마치 도준의 뒷모습처럼 연출이 되고, 마더와 진태가 하는 대화가 꼭 엄마와 아들의 대화처럼 진행된다. 그리고 마더가 진태를 대하는 태도 또한 아들에게 집착하는 모습 but,도준에게 대하는 태도보다 더 ‘을’의 모습이 된다. 이는 진태가 도준보다 더 강하기 때문에(또 어떻게 보면 도준이 바보가 아니었다면, 진태의 모습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도준이 바보니깐 마더가 도준에게 좀 더 갑에 가까운 을처럼 보이는 게 아닐까?)
도준은 여성과의 성관계에 대해 집착한다. 이를 영화 속에서는 ‘잔다’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도준이 ‘엄마와 잔다’라는 표현도 잦게 나온다(+마더의 가슴을 만지며 자는 도준의 모습) 이런 모호한 표현을 통해 마더가 갖고 있는 모성애의 비정상성을 더 부각시킨다.
또한, 도준은 미나와 자고 싶어한다. 미나 또한 그런 도준의 모습을 즐긴다. 하지만 정작 미나는 진태와 잔다. 그리고 둘이 자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하필, 마더가 진태의 집에 숨어있을 때(스토킹)다.
미나(도준이 자고 싶어하는)와 진태(어쩌면 도준이 바보가 아니었을 때의 모습)의 성관계를 보고 있는 마더(비정상적으로 보이는 모성애 때문에 스토킹을 하고 있는 와중에, 그리고 도준과의 잠자리에 대한 모호성 혹은 비정상성을 갖고 있는)의 모습을 보여주며, 즉, 이런 복잡미묘한 모호한 상황을 보여주며, 마더가 갖고 있는 모성애과 아들과의 관계, 그리고 아들을 바보로 만든 마더의 비극성을 더 부각시킨다.
번외. 화면비율 (이건 이동진평론가의 영상을 보며 배운 걸 기록)
보통 시네마스코프의 익스트림롱샷은 장엄한 풍경이나 전쟁 등 거대한 스케일에 많이 쓰이기는 한다. 봉준호는 이러한 스케일이 있는 다른 작품에서는 시네마스코프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더에서는 이러한 게 없음에도 사용했다. 왜냐하면 개인의 무력감 사실은 아무것도 못함 이라는 것을 더 극대화시켜서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고 이 외에도 인물의 얼굴을 클로즈업했을 때 그 여백이 더 있기 때문에 더 채우게 되고 그 과정에서 혀과가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