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世上|

의식의 흐름대로, 내가 생각하는 세상(世上).

by 태오

세상은 참 신기한 녀석이다. 한창 내 머릿속을 뒤죽박죽 괴롭히다가 갑자기 언제 그랬냐는 듯 즐거움과 행복으로 가득 차게 만들기도 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이렇게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함이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다양한 관계들이 존재한다.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먹고 먹히는 생존관계, 자연의 순환에 따르는 관계 등 말이다. 이런 관계뜰이 복잡하게 얽히고 섞이며 '세상'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이런 관계들이 어떻게 얽히고 섞이는지만 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참 쉬울 텐데. 하지만 우리에겐 그런 능력이 없다. 모든 원자의 운동성을 알게 된다고 해도 가능할까?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가능할까? 아무튼 그런 능력이 없기에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매번 짜릿하다. 예측할 수 없기에 이게 '세상을 살아가는 원동력'이지 않을까?


나이가 한 두 살 먹어가면서, 내가 존재해 왔던 세상이 '우물'이라는 걸 느낀다. 집 - 동네 - 동네 밖 동네 - 지역을 벗어나고 - 한국 - 세계... 언젠가 지구 밖도 볼 수 있겠지? 아무튼 이렇게 조금씩 더 큰 우물이 되어가고, 그 우물을 꾸미는 삶이 참 다채롭고 재밌다.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느낌이려나. 가재는 몸이 성장하면서 껍질이 작아지면, 스트레스를 받아 기존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껍질을 만들어 입는다고 한다. 마치 내가 우물을 더 확장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측할 수 없는 짜릿함이 때로는 스트레스, 때로는 즐거움으로 다가오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더 큰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니 뭐, 좋다.


세상은 무궁무진하다. 개인의 그릇에 따라 받아들이는 세상의 모습이 달라진다. 받아들이는 세상의 깊이도 달라진다. 그렇기에 우린 같은 세상을 사는 것이면서도 다른 세상을 살고 있다. 같은 곳을 바라봐도 다르게 느끼고 생각한다. 같은 생각을 하면서도 다른 곳을 바라본다. 뜬금없지만, 유비라는 사람이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그는 사람들을 참 잘 다뤘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을 같은 '세상'이라는 공통점 하나만을 갖고 적재적소에서 야무지게 사람들을 잘 다뤘다. 그가 보는 세상이 타인들과는 조금 달랐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그는 타인보다 세상을 좀 더 넓게, 깊게 봤기에 사람을 잘 이끌 수 있었던 것일까?


앞으로도 계속 세상을 살아간다. 나 혼자가 아니라 타인들과 식물들과 다른 동물들과 아니, 모든 생물과 무생물들과 함께. 내가 죽어 흙으로 돌아가도 나는 세상에 존재한다, 어떠한 형태가 되었든. 만약, 사후세계가 있다면 어쩌면 거기에도 나의 일부가 존재할 수 있다. 또, 나는 이전의 무언가의 일부였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세상은 모든 게 섞인 하나의 유기체다. 모두의 과거, 미래, 현재가 한 순간에 집약되어 있다. 나는 세상의 일부이면서 세상의 전부다. 남들도 똑같다. 길거리의 돌멩이도 똑같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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