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세자비의 드레스에 자수를 놓은 왕립자수학교
영국에 관심을 갖다 보면, 어떤 지명이나 기관이나 건물 등에 Royal이 붙어 있는 경우를 더러 보게 된다. RCA로 불뤼는 유명 예술대학 Royal College of Art, 유럽 유일의 3년제 학위과정 자수 학교 RSN(Royal School of Needlework), 그리고 앞으로 끊임없이 등장할 그 이름도 긴 Royal Borough of Kingston upon Thames(RBK)와 같이 말이다. Royal은 어떤 식으로든 왕족과 관련된 사항이나 역사적 사실을 입증할 수 있어야 그 칭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을 수 있다.
무슨 자수 학교가 3년제에 학위씩이나 있나 싶은데, 게다 Royal까지 붙어있는 RSN의 경우는 헨리 8세의 궁이었던 햄튼코트 팰리스 안에 있는 전통 있는 자수 학교이며, 윌리엄 왕세자와 결혼한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의 비즈 작업을 하며 지금까지도 왕실과의 연계성이 있다.
그 이름도 길어 부르기에 혀가 다 꼬이는 Royal Borough of Kingsotn upon Thames. 영국 전체에는 지역명에 특별히 Royal이 붙는 왕립구가 총 7개가 있다. 그중 3개가 런던에 있다. 그리니치 Royal Borough of Greenwich, 켄싱턴과 첼시 Royal Borough of Kensington and Chelsea 그리고 킹스턴. 다 제각각 왕가와 관련된 사연이 있는 곳들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킹스턴은 최초로 1200년에 자체적으로 세금을 걷을 수 있는 Royal의 지위를 얻었다. 킹스턴은 영국의 앵글로섹슨족 초대 왕이자 역사적으로 잉글랜드 최초의 왕인 애설스탠(Athelstan)이 작위를 받을 때 왕관을 내려놓았던 코로네이션스톤(Coronation Stone)이 킹스턴 구청사 앞마당에 모셔져 있는 유서가 깊은 지역이다. 그 이후로 7명의 앵글로색슨족 왕들이 작위를 받은 곳이 킹스턴이다.
킹스턴구청 근무 첫날, 청소작업반이 고압물분사기로 코로네이션스톤을 깨끗이 닦는 비상 상황이 연출되어, 모두가 업무를 멈추고 그 작업을 중지시키려고 급하게 여기저기 연락을 취하고 사무실에서 뛰어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코로네이션스톤.
그래서 혹자들은 킹스턴의 지명 유례를 King's Stone에서 유래한 것이라 오해를 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것은 Kinges Tun : 왕의 영지(King's Estate)라는 의미에서 온 것이다. 고로 Royal이 붙은 지역은 왕의 영지였거나 그 외 왕족의 거처나 시설 등이 있는 등, 왕과 관계가 깊은 곳이라고 볼 수 있다. 봉건국가였던 영국은 절대군주제였던 우리와 달리, 왕이 모든 땅의 주인인 '국토=왕토'의 개념이 아니라는 점을 바탕에 깔고 보면 왜 지역에 Royal이 붙는지 좀 더 잘 와 닿는다.
킹스턴 박물관에 재현되어 있는 킹 아델스턴 마네킹의 충격적인 모습은 "아이들과 함께 가면 좋은 소소한 나들이"에서 깜짝 공개하기로 하자.
이다음에는, 중세시대부터 지금까지 쇼핑의 중심!인 킹스턴을 Old London Road의 역사적 이야기와 함께 소개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