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런던 지방 선거
카운슬로 출근한 지 3개월쯤 되었던 2018년 5월 3일.
공지 성격의 이메일 덕에 며칠 전부터 선거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드디어 그날이 온 것이다. 사무실은 사람들이 빠져 허전하다. 한국처럼 구청의 공무원들이 투표사무원으로 나가나 보다. 그 공지 메일이 투표사무원 모집을 위한 이메일이었기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처럼 강제적 차출은 아니고 지원 방식에 가까웠다. 부러웠다. 투표사무원은 일당 100만 원을 준다고 해도 빠지고 싶은 입에서 단내 나는 노역이었으므로... 새벽 5시에 도착해서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밀려드는 투표자들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번호부만큼 두꺼운 명부를 뒤적이다가 저녁 7-8시가 되어야 끝이 났었다. 그 고생한 기억에, 시내의 한 역에서 종일 투표사무원을 한다던 친하게 지냈던 직원에게 응원의 문자를 보냈었다.
사실 영국이 강제로 뭘 동원하고 그런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는 걸 시일이 좀 더 지나서 알게 된다. 꼭 동원해야 할 법한 일도 동원하지 않는다. 아니 사실 담당 팀장이 본인이 이끄는 사업의 주민공청회 날 휴가라고 출근을 안 하는데 말 다하지 않았는가? 우리나라 같았으면, 갑자기 잡혔더라도 휴가 반납하고 나왔을 판인데...
영국의 이색 투표소. (왼쪽부터) 카라반, 세탁소, 펍, 미술관
펍은 마을공동체의 중심지요, 격식을 크게 따지지 않고 공식행사를 하는 영국을 생각하면 낯설 것은 없지만 "이런 곳이 투표소라니!" 웃긴 것도 어쩔 수 없다. @Guardian
영국의 선거에 대해서 1도 몰랐기에, 용기를 내어 Tal에게 런던의 선거에 대해 물었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이야기하는 건 늘 왜 그리도 큰 용기가 필요한 것일까. Tal은 내게 그것을 알려주고 머지않아 다른 구청에 채용되어 이직하였다. 공무원이 지원과 채용 그리고 이직이라니, 그것도 참 낯설다. 나중에 영국의 고용시장과 공무원에 대해서도 가볍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민주당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다수당을 집권하던 킹스턴은 당시 집권당이었던 보수당(Conservatives)을 엎고 중도적인 민주당(Liberal Democrats)이 집권하게 된다.
킹스턴이 유럽 최대 한인타운이 있는 행정구역인 것을 감안할 때, 한국과 한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보수당의 시장이 바뀌게 된 것이 아쉬웠지만, 우리도 그러하듯 보수당의 물러남에 젊은 층에서는 반기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집권당이 바뀌고 1년쯤 뒤에 가까이 지냈던 동료에게 속내를 들으니 행정 사업을 추진하는 차원에서는 좀 달랐던 것 같다. 그 이야기는 영국 행정업무에 대한 비밀(?) 이야기에서 공개해 보기로 하고, 이어서는 영국의 트럼프 보리스 존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