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여기쯤 왔다면, 벌써 영국이라는 나라로부터 CoS(Certificate of Sponsorship)나 CAS(Confirmation of Acceptance for Studies) 그리고 비자를 받는 고초를 다 이겨냈을 것이다. 먼저 여러분의 그 지난한 과정의 승리에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BRP는 Biometric residence permits의 약자로, 영국에 거주하는 동안 신분증 역할을 해준다. 하지만 가급적 운전면허증을 교환 받아 내밀면 더욱더 사회가 친화적으로 느껴진다. BRP는 여권보다는 낫다지만 아무래도 임시 거주자라는 느낌을 많이 준다.
자, 이제 BRP를 찾으러 가보자. 외국살이라고는 해보지 않았고 영국이라는 나라는 와본적도 없었기때문에 일단 그 중요해보이는 BRP를 찾는 것을 최우선에 두었다. BRP는 정해진 기간 내에 찾지 않으면 영국에서의 거주 존패가 갈리는 그런 매우 골치 아파지는 존재이기때문이다.
BRP를 찾으러 가기 수월하기 위해 동선을 최단화했다. 도착하자마자 킹스턴 카운슬에 인사를 하러 가야했으므로 에어비앤비는 킹스턴 카운슬과 가까운 곳, BRP 수령 우체국은 에어비앤비와 가까운 곳으로 지정했다. 교통편도 익숙치 않을 것을 감안하여 도보 거리 내로 정하였다.
신분증을 우체국에서 찾는다니 참 신기하지 않은가? 공문서나 증명서, 신분증같은 건 우리나라의 구청 격인 킹스턴 카운슬에서 찾는 게 아니라는! 물론 우리도 여권이 행정부의 소관은 아니지만 업무 이관되어 구청단위에서 신청하고 수령하도록 되어있는데 그 체계가 우체국으로 간것이다.
이제 BRP 수령을 지정했던 우체국을 찾아보자. 우체국..우체국.. 당연히 별도의 건물 혹은 독립적 용도의 우체국을 그리며 주변을 스캔한다. 하지만 영국의 우체국은 워낙 다양한 형태를 하고 있어 숨은 그림 찾기 같다. 지도 상으로 분명 여기에 우체국이 있다는데, 눈을 씻고 찾아봐도 슈퍼마켓 뿐이다. 결국 우체국이 어디있는지 물으러 슈퍼에 들어갔다가 그 깊숙한 곳 한켠에 우체국의 존재를 발견한다.
딱딱한 얼굴의 인도인 사무원에게 여권에 붙은 Vignette를 보여주면, 편지봉투를 준다. 직원이 봉투를 찾는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있기는 있을까, 문제는 없을까, 없으면 뭐라고 해야하지, 알아들 수 있을까’ 등등 오만 걱정을 했다.
사실 이 정도 규모의 우체국은 상당히 우체국인 거다. 살면서 보물찾기 마냥 다양한 형태의 우체국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었는데 이보다 더 작은 슈퍼 안에 부스 하나에 지나지 않는 우체국 공간에 슈퍼주인이 드나들며 그 역할을 하는 것도 발견할 수 있다.
다양한 영국의 우체국을 구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