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cribblie Jan 06. 2024

웰컴 투, 미친 속도의 영국 정착

레이디즈 앤 젠틀먼, 미친 속도의 영국 정착 열차에 올라타신 것을 환영합니다.

Crazy speed of settlement!


 나를 영국으로 불러들인 장본인 레슬리가 우리의 정착 미션 클리어 속도를 보더니 내뱉은 말이었다. 그런 줄 알면서 입국 3일만에 회사로 불러들였니?



 영국에 도착했다는 새소리와 낭만에 취했던 것도 잠시, '우리 셋은 그렇게 영국 땅에 덩그러니 떨어졌다.' 것을 실감하는  걸린 시간은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 갑작스런 깨달음이 있다면,  세상에 처음  때조차도 들어갈 집을 걱정해보진 않았다는 사실, 당연히 갖고 있던 젓가락 같은  하나, 쓰레기봉투 하나마저도 없을 뿐더러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황당함, 40년을 살았는데 10살이 된 상태라는 황망함이 그 깨달음이라는 것. 해외여행과 해외살이는  생경함과 막막함의 격이 달랐다.


여러분이 만약 아래 조건에서 몇가지에 부합한다면, 영국에 대한 낭만을 좀더 즐겨도 되심을 축하드린다.

1. 딸린 식구가 없거나 
2. 유학생이어서 기숙사에 들어갈 예정이거나 
3. 집을 구할때까지 호텔에서 머물 비용을 회사에서 대준다거나 
4. 출근이 급하지 않거나 
5. 아이 학교 등록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거나 
6.  사람은 출근을 하고 다른 반쪽이 가정을 돌본다거나


 매번 신기할 정도로 여섯 자리 중에 숫자 한 개도 안 맞았던 로또처럼, 6개 모두 해당 없음이다. 호텔에 한 달씩 머물 경제적 여유도 없었고, 어쩜 그렇게 다들 하나씩 갖고 있다는 외국 사는 친인척은 사돈의 팔촌조차 없었다. 아울러, 조금만 걸어도 찡찡거릴 뿐만 아니라 한식 식사 아니면 몸에 시동을 걸 수 없는, 만 5세-인생 7년 차에 막 접어든 혹이 딸려 있었다.


게다 입국 3일 만에 영국 직장에 불려가야 했기에, 이 세상 속도가 아닌 속도로 정착을 해 보기로 합니다.

POD 북을 구입하시는 분께는 원본 파일을 보내드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어쩌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