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구하는 일만큼 부담스러운 일이 차를 사는 일. 집이야 나중에 귀국할 때 만료기간이라도 있다지만, 직접 팔고 나와야 하니 또 다른 골칫덩어리이고 살 때부터 잘 사야 타국 생활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 영국 입국 전 차를 사기 위한 물밑작업부터 입국 7일 만에 스케쥴링 및 체크리스트를 함께 고민해보도록 합니다.
차의 연식, 마일수, 오토/스틱, 디젤/휘발류, 몇 인승과 같은 일반적인 조건을 가족과 상황에 맞게 정한다. 고려할 것은, 영국은 주차구획도 도로도 우리나라처럼 넓지 않다는 것이다. 운전에 자신이 있다면 덩치가 큰 차도 괜찮지만, 작은 차가 길거리 개구리주차(하기 싫어도 해야하만 하는 합법 사항이다.), 평행주차의 달인이 되는 주차 상황을 생각하면 크지 않은 차가 편하다. 유럽에서 괜히 우리나라의 경차가 인기였던 게 아니었다.
어느 정도 차의 성능조건이 정해졌으면 중고차 거래 사이트를 보면서 마일리지와 가격의 상관관계를 익혀두면 좋다. 영국은 모든 중고 물건 거래가 활발하듯 중고차 거래도 많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주로 벤츠나 BMW를 많이 몰기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이런 차를 몰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다. 한국인들은 도요타나 현대차를 많이 사기도 하지만, 처음 우리를 에어비엔비로 실어다 주신 기사님 추천으로는 벤츠가 가장 장고장이 없다고 추천하셨다.
1) 카자이언트(Car Giant)
가장 유명한 중고차 거래 사이트는 카자이언트(https://www.cargiant.co.uk)로 10년 미만의 차들을 취급한다. 카자이언트에서 샀던 차는 좋은 값이라 할 수는 없어도 카자이언트에 되팔 수 있다는 점에서 귀국 시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 런던 서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K-car처럼 중고차 직영점 같은 성격을 띠고 있어서 품질에 대해서도 일반 가라지(Garage, 중고차 거래상)보다 신뢰할 수 있다.
2) 오토트레이더(Auto Trader)
오토트레이더(https://www.autotrader.co.uk)는 카자인이언트에 비해서 직거래 같은 중고차 거래 사이트이다. 개인이 올리기도 하고 중고거래상들이 물건을 올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카 자이언트에 비해 개인 간 거래의 느낌이 있다 보니 연락하고, 만나고, 거래하는 데 있어 주의를 조금 더 기울여야 한다.
3) 영국사랑
요즈음은 네이버 카페가 활성화되어 있지만, 집이나 임시 거처를 알아보고, 차를 사고파는 등 정보를 교환하는데 가장 활발히 이용하는 것이 영국 사랑이라는 사이트이다. 유독 차 중개상은 이란 등 중동 쪽 사람들이 많은데, 마틸다의 아빠처럼 까지는 아니더라도 차를 겉모습만 번드르르하게 해 놓고 속은 다 썩은 차를 판다고 절대 피하라는 충고를 들은 일이 있다. 영국사랑(http://www.04uk.com)은 아무래도 한인끼리 하는 거래이고, 한인사회가 워낙 좁은 지라 어느 정도 최소한의 양심을 바탕으로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자동차 보험도 영국사랑에서 알아볼 수 있다. 보험과 같은 일을 한국어로 중개해주는 곳이 있다는 것이 여간 손을 더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어로도 가입하려면 고민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을 영어로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4) 그 외 중고차 거래상
위의 방법 외에는 벤츠나 각 공식 자동차 딜러사에서 공식적으로 연식이 많지 않은 자사 브랜드 차들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일반 중고거래 사이트보다 가격이 비싼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잔고장 등 걱정 없이 차를 타려면 상대적으로 공식 딜러에게서 사는 것이 유리할 것 같다.
중고차들을 탐색하며 대충의 브랜드와 모델명, 연식, 마일리지와 가격의 상관관계를 파악했고, 몇몇 마음에 찍어둔 연식과 모델이 생겼다면 이제 영국으로 날아가 중개상을 탐색해볼 준비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영국에서! 한국에서는 중고로도 가격이 만만치 않은 벤츠를 국산차보다 싼 가격에 탈 수 있다는 설렘이 더 크다. 하지만 다음엔 만만치 않은 정보들을 살펴볼 예정이다. 중고상에 가기 전에 알아두고 처리해야 할 용어와 행정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자. 이제 전투다!
기존 한국 운전면허증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라면, 국제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한다. 발급일로부터 1년간 영국에서 별도의 운전면허증 교체없이 운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면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니 유의하자. 국제 운전면허증은 경찰서에 가면 20분만에 발급해준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지 영국에 살며 두고두고 생각하게 된다. 즉시 발급!이라니. 한국의 행정은 정말 최고다.
요즈음은 영문 운전면허증이 생겨서, 앞면에는 한글로, 뒷면에는 영문으로 운전면허증이 만들어져있다. 이 영문 운전면허증은 영국을 포함한 37개국에서 인정받는다고 하니 이 얼마나 편한 일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날 일 없어야할 영국 경찰들이 한국의 영문 운전면허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영국 운전면허증으로 교체 발급받는 것을 추천한다. 10년짜리 영국 신분증이 생기는 일이기도 하니까! 영국 운전면허증의 가치와 발급 방법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해보자.
자동차 보험을 들 때 무사고 증명서를 제출하면 보험료가 저렴해진다고 한다. 영국에 도착하고 나서 이런 것을 챙길 여유가 없으니 국내에 있을 때 발급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