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저연차 선생님이 몇 분 계시다. 크고 작게 언급되는 몇 분은 각양각색의 이유로 부주의하고 사고를 치고 동료들을 경악시킨다. 하지만 그런 이야기가 쉬이 퍼지기도 하고, 어쩔 때는 내부기밀처럼 쉬쉬 되기도 한다.
나도 신규 때, 탈의실 문을 열려고 쭈뼛거렸는데 근처 탈의실 선생님이 내가 예의도 없이 비키라고 했다는 식으로 소문이 돈 적이 있다. 우리 과의 선생님이 내게 조심스레 이야기를 전했을 때, 속마음은 이랬다. ‘대체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그렇게 생각하지?’
선생님은 “아직 너를 잘 모르기 때문에 더 오해가 생기기 쉬워. 네가 의도하지 않더라도 그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일하다 보면 더 많이 만날 거야. 그럴 때마다 너무 상처받지 않을 수 있기를 바라. 오해사지 않도록 조금 더 조심하자.”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말 전하고 퍼뜨리기를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지라, 소문의 근원 및 증폭기와는 거리가 멀다. 마음이 안정적일 때 일은 일이요, 상황이 이랬으며 저 사람은 저 사람인지라 그렇게 행동했으리라 생각하려 하는 편이다. 하지만 고연차 선생님께 찍혀서 부당하게 트집잡히고 이상한 소문이 도는 걸 볼 때마다 ‘저건 악습이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회에 만연한 가십거리와 뒷담은 공공의 적을 만들어 단합력과 결속력을 주기도 하고, 내적 우월감과 감정 해소를 주는 기능도 있다. 우리도 똑같이 일을 미루고, 안 하고, 책임도 지지 않으며 남탓하는 선생님, 혹은 너무 분위기나 말투가 위압적이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선생님을 욕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니까 참 아이러니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욕 먹을 만 하다, 심하잖아!’ 하니까 욕하는 건데, 그건 그 선생님들께도 똑같은 거겠지.
신규 선생님 중에 먼저 인사를 건네도 인사는 커녕 눈도 안 마주치는 이상한 선생님이 계셔서 ‘저 사람은 왜 저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알고 보니 그 과에서 쉬쉬해서 그렇지 사건사고를 많이 쳐서 지금 애물단지 신세인데다, 본인도 본인의 성장이 안 되니까 일에 흥미가 떨어진 거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자기 사람이니까 자기 과 내에서는 크고 작게 욕 하지만 또 다른 과에서는 그 친구를 욕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 이건 또 어떤가?
가끔 ‘나만 힘든가? 나만 욕먹나?’ 싶다가도 이런 선생님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이상해진다. 왜냐하면 혼나는 당사자로서 이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말 경각심을 강하게 가져서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고치고 성장하든가, 아니면 의욕과 자신감을 잃고 소진의 길로 향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