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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Sep 18. 2021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나이

똥꿍이와 똥꿍꿍/남매일기/육아일기/딸과 아들/어록

아침 등굣길에

일곱 살 딸의 손을 잡고

열한 살 아들과 나란히 집을 나섰다


그런데 

자꾸만 아들과의 거리가 

1~2미터쯤 벌어졌다


뒤돌아서 멈추고 기다리기를 

여러 번 반복하며 

아들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했다


마침내

횡단보도 앞에 나란히 섰을 때

아들에게 물었다


"왜 자꾸 늦게 왔어? 뭐 재밌는 게 있었어?"

돌아온 아들의 대답은


"제가 노래를 부르면서 왔거든요.
엄마랑 똥꿍이랑 대화하는데 방해될까 봐 
일부러 떨어져서 걸었어요."

열한 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때가 왔구나

다른 사람을 배려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우리가 나란히 걸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뭉클한 아침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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