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멀더와 스컬리 Sep 27. 2021

알까기 잘하는 방법

똥꿍이/육아일기/일곱살/딸/어록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대단한 발견을 한 듯 말했다


엄마, 저 이제 알까기 잘하는 방법을 알아요. 
살살 치는 거예요.


맨 처음 열 개로 알까기를 하거든요.

그 사람이 튕겨나갈 수도 있고, 

제가 튕겨나갈 수도 있지만,

더 세게 하면 튕겨나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너무 세게 치면 튕겨나가더라고요.

조금씩 살살 치면서 기다리면

그 사람이 세게 쳐서 알아서 튕겨나가더라고요.


살살 치면서 그 사람이 알아서 튕겨나갈 때까지 기다리는 거죠.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뭐라고 생각해?"


가장 좋은 방법은 '방어'인 것 같아요. 


어쩌다가 내 거가 반쯤 걸쳐지면 

또 세게 쳐서 방어하고요. 


살살 치다 보면 그 사람은 두 개 

내건 다섯 개 남고


마지막엔 제 것만 남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기는 거죠.


<아이의 말을 최대한 그대로 살리다 보니 중복이 많습니다.>



알까기 묘하게 인생이랑 닮았네. 

'최선의 공격은 방어'라는 사실을 벌써 알았구나.


아이야, 인생도 비슷하단다.


너무 힘껏 달리면 먼저 나가떨어지고야 마는,

기회를 보며 살살 달려야 하는,

그리고 가끔 위기가 오면 좀 더 힘을 내야만 하는,

그런 인생을 


알까기를 잘하는 너는 

아마 잘 살아낼 수 있을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도 선생님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