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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Sep 28. 2021

뜻밖의 피켓 시위

똥꿍이와똥꿍꿍/남매일기/육아일기/딸과아들/일상/어록

저녁 메뉴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아서

남편에게 장난스레 물었다.


"오늘은 어떤 화려한 밥상을 준비할까요?"


남편은 웃었고

옆에 있던 아이들은 말했다.


"저희는요?"


"너희는 미역국이랑 먹어."


"왜 엄마 아빠만 화려한 밥상이고,

저희는 초라한 밥상이에요?"


잠시 후

아이들은 손수 적은 피켓을 들고

나타났다


길쭉이 아들은 동생이 쓴 피켓을 들어 올렸고,

쪼꼬미 딸은 하이체어 위에 올라서

 단단히 움켜쥔 주먹을 들어 올리며 시위를 했다.


"우리는"
" 초라한 밥상을 거부한다. 거부한다."
" 초라한 밥상을 바꿔달라. 바꿔달라."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입안에 닭강정이나 다 씹고 말해. 얘들아.'


진심을 담은 듯한 장난스런 시위는

제법 그럴듯했고


우리는 함께

화려한 부대찌개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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