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일기/열한살/딸/열다섯살/아들/일상/어록
어느덧
시월의 첫 번째 날이 밝았고
기나긴 추석연휴가 다가오고 있다.
어쩐지 반가운 마음보다는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일본 간다. 홍콩 간다.
여행계획을 잡아놓은 사람들은
기대감에 가득 차서
자랑하기 바쁘지만
그 흔한 여행계획
하나 세워놓지 못한
우리 가족이
열흘에 가까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이들의 시간을
또 어떻게 채워줘야 할지...
큰 숙제를
떠안은 느낌이다.
하지만
추석의 무게를
마음에 가득 안고서도
매일 만나는 사람들에겐
입버릇처럼 인사를 건넸다.
추석 잘 보내세요.
그럴 때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미소와 인사
@@씨도 추석 잘 보내세요.
뻔하디 뻔한 인사말에도
정을 담아 주고받는 미소가
어쩌면 이 추석의 선물이 아닐까.
그런 엄마 마음을 알았는지
아니면 딸도 같은 생각을 한 건지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말했다.
“엄마,
저 오늘 만난 모든 분들께
추석 잘 보내시라고
인사드렸어요.
교통정리 해주시는
녹색어머니랑
문구점 아주머니랑
보안관아저씨 께도요. “
“그래, 잘했네.
그래서 네 기분은 어땠어? “
“좋았죠.
그분들도 고맙다며 활짝 웃고
저도 웃고
서로 기분이 좋았죠. “
“그래,
엄마는 네가 인사를 나누는
기쁨을 알아서 너무 좋네.”
오구오구
우리 딸
잘될 놈
크게 될 놈
귀한 놈
소중한 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