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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이해서 열린 딱지대회!
딸아이의 태권도 학원에서
딱지 대회가 열렸다.
그래서 우린
전날 저녁 마주 앉아
딱지를 접기 시작했다.
모아둔 상자를 자르고 접고
테이프를 붙이고
예쁜 딱지를 만들었다.
아이는
딱지 한 개만 있으면 된다고 했지만
만들다 보니 재미있어서
내가 더 빠져들었다.
저녁 먹고 시작한 딱지 접기는
밤까지 계속되었다.
딸아이의 딱지가
제일 예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꾸만
만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나 만들기 좋아했었네.
어린 시절
만들기에 열중했던 순간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나 어릴 적
초등학교 때 방학숙제로
미래에 내가 살 집 만들어오기가 있었다.
정성 가득한
특별한 집을 만들고 싶어서
스티로폼을 벽돌모양으로 자르고
하나하나 갈색 색지로 포장하고
그걸 다시 차곡차곡 쌓아 올려서
갈색 외벽을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몇 시간이 걸렸는지
며칠이 걸렸는지
알 수 없지만
그 순간 힘든 줄도 모르고
오롯이 만들기에 몰입했던 순간이
행복했다.
사실
그 작품으로 상을 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때는 멋진 작품을 만들어서
상을 타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만들었을 텐데...
지나고 보니 결과보다는
내가 그토록 무언가에 열심이었던
몰입했던 그 순간이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마흔여섯의 나는
또 무엇에 그렇게 몰입할 수 있을까
내 아이는 또 무엇에 몰입할 때
즐거움을 찾을까
다음날이 되었고
아이는 태권도에 다녀왔다.
“딱지 대회 어땠어?
재밌었어? “
“네, 그런데 딱지가 너무 얇아서
잘 안 됐어요.
다른 친구들은 신문지나
두꺼운 박스로 접어왔더라고요. “
아뿔싸!
예쁘게 만들 생각만 하고
성능을 생각 못했다.
그리고
아이는 제쳐두고
나 혼자 신나서 만들어버렸네.
“엄마, 관장님이
딱지 만들면서 부모님이 즐거워하셨냐고
물어보셨어요.
딱지는
가족끼리 만들면서 즐거운 시간 보내라고
집에서 만들어오라고 하셨대요.”
“아아, 그러셨구나.
그런데 엄마는 신나서
혼자 다 만들어버렸네. 하하“
철없는 엄마는
오늘도 배웁니다.
다음엔 꼭
너와 내가 함께
몰입할 시간을 만들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