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일기/가정용/노래방/책자/노래찾기
흥생흥사
요즘 우리는
저녁을 먹고 나서
자연스레 노래방을 찾는다.
뚱뚱이 아빠와
통통이 엄마와
길쭉이 아들과
쪼꼬미 딸까지
좁디좁은 코인노래방에
몸을 구겨 넣고 노래를 부른다.
추억의 애창곡부터
애정하는 신곡까지
앉은 채로 때론 선채로
춤추며 노래하다 보면
땀은 뻘뻘 나고
방안은 열기로 가득 찬다.
그러다 보면
한 시간이 후딱 지나서
줄지어 기다리는 예약곡을
미처 다 부르지도 못하고
어느새 마지막 곡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우린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른다.
은은한 달빛 아래
가로등은
우리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가 되고
아이스크림 한 개씩 입에 물고
흥얼흥얼 돌아오는
그 밤이 제법 근사하다.
그 밤에 비할 순 없겠지만
그 행복을 더 가까이 두려고
이미 오래전에
남편은 조명이 달린 스피커와
마이크 두 개를 샀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내가 주문한 노래방책도
도착했다.
핸드폰 검색이 훨씬 빠르지만
손끝에 만져지는 종이가 좋아서
한 장 한 장 넘기며
옛 기억 속 노래도 찾고 싶어서
기어이
사고야
말았다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할
우리의 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