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7년 차 부부의 합작품

부부일기/굴비굽기

by 멀더와 스컬리

좀처럼 요리하지 않던 엄마는

갑자기 생선이 먹고 싶다는

딸아이의 요청으로 굴비를 샀다.


아이들이 어릴 땐

좋은 것만 먹이느라

생선도 꽤 먹였던 거 같은데...


몇 년 만에 산 생선을

어찌할 바를 몰라서

유튜브를 찾아봤다.


잘 해동한 굴비를 손질해서

쌀뜨물에 씻고

식초와 들기름을 살짝 발라서

약한 불에 굽기 시작했는데

망한 것 같다.


시작부터 껍질이 벗겨지고

어쩐지 태울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급히 남편을 불렀다.


남편은

제법 여유 있는 몸짓으로

굴비를 요리조리 뒤집으며

마무리했다.


“다 됐어요.”

“아하하, 고마워요.”


결과는 처참했지만

다행히 아이들은 맛있게 먹어주었다.



생선 하나 제대로 굽지 못하는

아내를 타박하지 않는 남편


비싼 생선을 다 태워버린

남편에게 감사를 전하는 아내


겉모습이 엉망인 생선을

투덜대지 않고

맛있게 먹어준 아이들


오늘 저녁은 또 이렇게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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