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세상 최고의 베트남 식당이라 칭할 수 있는 우리 동네 음식점이 드디어 배달을 시작했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feat. 배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지기에게 연락을 했다. 다음 주에 이사를 가서 준비하느라 몹시 바쁘단다. 이번에도 역시나 만나자는 약속은 나중으로 기약하며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그 외에는 별 특징 없는 하루가 또 지나간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제는 어제라 불리고 오늘은 오늘이라 불린다.
그러나 반복되는 나날이라 하더라도 다 똑같지는 않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듯이, 나의 어느 오늘은 어제와는 다른 시간과 상념으로 채워진다.
그러므로 반복되는 것은 오직 차이뿐일 것이다.
차이, 그것은 더하기와 빼기의 총량이려나.
새로운 기억이 더해지자 옛 기억들의 색이 바래지며 소멸한다.
불끈 움켜쥐며 소란을 일으키지만 소용이 없다.
한 때 열심히 수련한 외국어 능력도 점차 그 힘을 잃어간다.
아이의 언어를 잃은만큼 중년의 언어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예전에 좋아하던 음악은 더 이상 듣지 않게 되었고, 요즘에 좋아하게 된 뮤지션이 생겼다.
채워짐의 면적만큼 비워지는 소리가 들린다.
다른 무언가로 다시 채워지나 싶더니 어느새 내 손에서 흘러나간다.
가지 말라고! 영원히 내게 머물러 달라고 애원하지만 떠나는 이에겐 들리지 않는가.
이미 내게서 등진 차디찬 그림자만 애처롭게 밟아본다.
늘 생성을 반가워하기보다는 소멸을 그리워했다.
새로움을 추구하기보다는 오래됨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부지불식간에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회한은 흉기가 되어 살갗을 파고든다.
차이는 새로움에 대한 축복이 아니라 나의 동일성을 빼앗기는 악몽이었다.
그러나 빠짐없이 쌓여가는 단 하나를 나 마침내 찾았다.
그 엄청난 진실을 두려움 없이 말하건대 그것은,
오늘들의 개수
오늘도 어김없이 한 층 쌓이고 마는 '오늘들'의 성(城).
그 유일한 동일성의 반복.
지난 오늘들 근처로 어지럽게 떨어진 어느 오늘은 희미한 빛으로 나를 되살린다.
안심되는 마음에 어리석은 탄식이 터져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