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치킨, 마이 치킨!
하나, <감기>
출근길 라디오에서 조류독감이 퍼질 거란 뉴스를 듣는다.
이번엔 예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독하단다.
부디 큰 탈 없어야 할 텐데.
둘, <새들처럼>
닭 걱정을 하다 보니 닭대가리 그녀가 떠오른다.
처음엔 그냥 생각과 지능이 순백인 뇌순녀라고 짐작했다.
제정 러시아 말기 라스푸틴이 가지고 논 로마노프 왕조의 알렉산드라 황후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조사가 진행될수록 현실은 막장드라마는 흉내도 못 낼 개막장으로 드러나고 있다.
닭장드라마다.
대가리라고 추측했던 시리는 심부름꾼인 듯하다.
그저 부패의 토사물에 게걸스런 비둘기 패거리의 행동대장에 불과한 것 같다.
모든 작전을 설계한 지략가라 생각했지만, 얼개가 느슨하고 헛점이 많다.
새가 머리를 굴려봤자 새대가리다.
그런데 똑똑한 척 치장해 존경받고 싶다.
이런 경우, 괴팍한 마님의 혹독한 신상필벌은 토사물에 날아드는 비둘기떼의 대가릿수를 증가시킨다.
정작 피해자 꼭두각시라고 치부했던 닭이 이 탐욕스런 부패천하의 본체이자 뇌였다.
하지만 닭대가리다.
아는 것도 없는 데다, 사리분별마저 못 한다.
그런데도 존경받는 존엄을 본래 제것인 듯 갈구한다.
집에서 공주님으로 자란 금지옥역 딸내미의 응석과 땡깡이다.
셋, <죽은 애계가의 사회>
이 희대의 계두를 아직도 아끼고 사랑하는 패거리와 무리가 있다.
영악한 놈은 매몰비용이 너무 아깝고, 덜떨어진 놈은 콩고물이 더 떨어질 것만 같다.
나의 대통령은 오직 닭대가리뿐이다.
그래서 이렇게 외친다.
"오 치킨, 마이 치킨!"
넷, <다시 조류독감>
조류독감이 창궐할 조짐이란다.
농가의 닭과 오리들이 무사하길 소망한다.
대신 이 참에 닭님도 비둘기 패거리도 함께 쓸려가면 좋겠다.
*사진설명: 닭보다 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