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1월 하루
1월 중순 추위는 항상 매섭다
싸늘한 공기에 숨결은 얼어붙고
면도날 같은 바람은 볼을 베며 스쳐간다
아직 어둑한 새벽, 괜스레 야속한 출근길
포근한 이불 속과 뜨끈한 된장국에 아쉬움이 사무친다
하지만 쑥쑥 크는 아이와 쏙쏙 주는 은행잔고에
이내 마음은 다잡힌다
형광등 불빛 아래 모니터를 바라보면
아침은 금세 지나
허기를 달래려 마음에 점을 찍는 시간
그제서야 하늘을 바라본다
시원스레 희푸르른 얼음빛 하늘
저 너머엔 내 꿈도 흐르고 있을까?
아니면 얼어 붙어 버렸을까?
시간은 달려 서쪽하늘 진홍빛에 물들면
노을처럼 따스한 벗 하나 떠오른다
백열등 흐릿한 노포에서
뜨끈한 오뎅국물에 정을 나눠 마시고 싶지만
아이의 새 학년과 설을 떠올리며
슬그머니 전화기를 거둔다
헛헛한 마음으로 집에 오는 길
푸근한 어둠에 근심을 덜어둔다
씁쓰레한 담배맛이 정겹다
그렇게 봄이 한 걸음 더 다가온다
청춘이 한 모금 더 시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