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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풀 Nov 29. 2021

조빱의 유래

누가 누구한테 조빱이래?

1994 대학교 1학년 시절, 우리 과에  놀아봤다고 뻐기던 아이가 있었습니다. 나중에 여기 저기서 쥐어터지고 다닌 걸로 봐선  놀이가 '맞기놀이' 국한되었던  같아요.

아무튼  녀석이 입학초에 엠티 가다가 버스 옆자리에 앉았는데, 저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제게 '조빱'이라고 하더라구요. 시골 출신인 저는 태어나  들어보는 단어였습니다.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웃고 말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찌질이', '모질이', '얼간이' 같은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날 저녁 바로 우정의 귓방맹이를...

얼마전 버스에서 고교생들의 대화에서 추억(?) 단어를 들었습니다.

갑자기 궁금해졌습니다.   하찮고 지저분해 보이는 '조빱'이란 말은 어디서 왔을까요?

예전에 우리나라가 먹고 살기 힘들 , 쌀이 비싸고 모자라 보리나 ,감자,  같은 재료를 밥에 넣어 먹었습니다.  중엔 '좁쌀' 있었습니다. 살짝 섞어먹을 때는 별미인데, 좁쌀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밥맛이 까끌까끌하고 맛도 덜합니다. 그래서 밥상에 좁쌀이 많이 들어간 '조밥' 나오면 사람들이 한숨을 지었고, 시원치 않은 사람이나 성과를 '조밥'이라고 표현한 거라더군요.

결국 '조빱' ' + '에서 밥이 강하게 발음되어 그렇게 들리는 거지, 신체의 특정 부위에 생성되는 분비물질은 아니었던 겁니다.

북한에서는 '조팝'이라고도 부른다는데, 표준어는 '조밥'입니다. 하지만 누군가 여러분에게 '조빱'이라고 부를 때는 그런 어원을 알고 있을 리가 없을 겁니다. 사랑의 매질을 아끼지 맙시다.

"조빱 같은 녀석이 누구한테 조빱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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