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풀 Feb 09. 2022

골배질을 아시나요?

외우면 노동, 이해하면 놀이~

시리던 바람에 풀내음이 스민 듯합니다.

살며시 봄이 움트나 봅니다.


눈과 얼음에 대한 순우리말 소개글을 보다가, 잠시 생각을 끄적대 봅니다.


1. 모든 말에는 지어진 까닭이 있습니다.

이를 이해하면, 조상들의 감성과 옛 문화를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골배질’은 얼음이 얼거나 풀릴 무렵, 얼음을 깨고 뱃길을 만드는 일을 말합니다.

‘골’은 강 위 얼음을 깨서 골짜기(고랑)을 만든다는 의미 같습니다.


‘너테’는 눈이나 물이 얼어붙은 위에 다시 물이 흘러, 여러 겹으로 언 얼음을 뜻합니다.

여러 겹이 ‘넣어져서’ 생긴 말인가 추정해 봅니다만, 제 능력으론 아직 정확한 뿌리를 찾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틈날 때마다 풀어봤던 순우리말들을 덧붙여 봅니다.^^;;


‘미리내’는 미르(용)가 헤엄치는 냇물입니다.

‘은하수(銀河水)’는 은빛 강입니다.

‘갤럭시(galuxy)’는 그리스어로 우유(gal)와 빛남(lux)이 만난 말로, 영어로는 milky way라고 부릅니다.

검푸른 밤하늘을 수놓은 하얀 물결이란 의미도 좋지만, 불을 뿜는 용이 헤엄치는 빛나는 냇물이란 표현이 좀더 멋스럽습니다.

네, 팔은 안으로 굽습니다.^^;;


‘안다미로’는 ‘그릇에 다 안 담길 만큼(안 담이로) 넉넉한 정도’를 의미합니다.


‘시골’은 작은 마을을 뜻하는 ‘실’과 ‘골’이 모인 ‘실골’에서 발음하기 쉽게 ‘ㄹ’이 탈락한 말입니다.


‘시나브로’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이란 순우리말 같지만, 절에 작은 규모로 시주하는 시납(施納: 베풀 시, 줄 납)에서 온 말이라는 설이 설득력 높습니다.


2. 순우리말을 들으면, 맑게 울려퍼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중국의 한자 발음이 우리식으로 자리잡으며 ‘ㄱ’이나 ‘ㅂ’으로 끝나는 한자어들이 많습니다.

막힌 느낌이 들며, 이런 어휘들을 긴 시간 많이 사용하면 강연자가 지치곤 합니다.

정직, 교섭, 섭렵, 정확 같은 말이 대표적입니다.


네, 팔은 또 안으로 굽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곱슬머리를 펴다] #4. 또 만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