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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풀 May 01. 2022

노동절 기억

2020년

노동절입니다.

근로자란 말은 노동자를 옛 독재자 입맛에 맞게 뒤튼 말 같습니다.


노동이 신성하단 말이 나온 건 몇백 년 안 된 듯합니다.

고대사회부터 힘든 일은 노예나 피지배계층이 도맡았습니다.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 따먹어 에덴에서 쫓겨났고, 이때부터 벌을 받아 일을 해서 먹고 살게 됐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신성하단 말은 동기부여와 연대를 위한 프로파간다 메시지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풍요롭게 사는 세상을 꿈 꾸기에, 노동은 신성한 행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노동을 북괴의 강제노동이나 학교를 길게 다니지 않은 이들의 막노동이란 선입견을 깨는  먼저 같습니다.

*사진 출처: 이미지투데이


대학을 늦게까지 다녔습니다.

평일 노동절에 졸업한 이들이 학교에 오는 모습들을 보곤 했습니다.

처음엔 선배였는데 나중엔 취업한 후배들도 찾아왔습니다.

뿌듯한 맘으로 반가운 얼굴들을 보러 온 거였으리라 여겼습니다.

모나고 괴팍했던 저를 찾는 이는 없었습니다.


이들이 친한 후배들과 삼삼오오 밥이나 술을 먹으러 가는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난 뭐 하고 사는지 의기소침해졌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졸업 후 노동절에 학교에 찾아와, 외롭고 안쓰런 후배들에게 맥주 한 잔 거하게 사주겠노라 다짐했습니다.


몇해 후 나도 노동절에 학교를 찾았습니다.

후배들이 피했습니다.

인생 둥글게 살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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