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티 팍팍
Mai piu cosi lontano(never again so far away)
“다시는 멀리 있지 말아요.”
1990년대 말 SBS에서 방영했던 예능 프로그램 ‘기분 좋은 밤’의 코너 ‘결혼할까요’에 나왔던 곡입니다.
알지 못했습니다.
이 노래가 이탈리아어란 것도, 안드레아 보첼리가 눈이 불편한 사람이란 것도.
처음 만나 하루 동안 데이트한 남녀가, 인연을 이어갈지 선택하는 순간에 이 노래가 흐릅니다.
군대에서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사랑도 연애감정도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그들이 조금 더 알아가면 좋겠단 바람에, 괜스레 마음이 일렁이곤 했습니다.
23년쯤 지났나 봅니다.
처음 성악가 선생님을 만났던 날, 이뤄지지 않을 소망을 이야기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열심히 연습하면, 언젠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마이 퓨 코지 론타노’를 부를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빙긋 웃으며 대답하셨습니다.
“그럼요.”
네 달 남짓 지난 어제, 선생님의 덕담이라만 여겼던 꿈이 이뤄졌습니다.
낯선 이들이 더 많은 공간에서, 인연이 아니라 여겼던 그 노래를 불렀습니다.
테너의 곡이어서 음을 낮추고, 살짝 호흡 트릭도 썼지만, 제 목소리론 무리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가사도 두어 곳 틀렸습니다.^^
그래도 참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에 대한 고마움, 같은 공간속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정겨움, 그리고 뜻 모를 설렘이 냇물처럼 가슴 속에 흘렀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과 자신감을 선물해 주신 윤 선생님, 급작스런 악보 변경 요청에도 매끄럽게 아름다운 연주해 주신 조 선생님, 떨리는 맘으로 새롭고 즐거운 도전을 함께해 주신 노래 벗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곧 또 소중한 인연으로 다시 뵙길 고대합니다.
https://youtu.be/4j3T005l9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