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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느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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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릭 Jun 28. 2019

안녕 독일, 안녕 프랑크푸르트

2019년 6월 22일 프랑크푸르트

2019. 6. 22 현지시각 오후 10시, 하늘은 어쩐지 한국 시각(오전 5시)에 가까워보인다.

길다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스스럼 없이 "where are you from?"을 묻는 사람들(난 일행들과 얘기하고, 밥 먹느라 바빴지만), 낯선 건축외양과 도시의 풍경에 취해 발걸음을 내딛는 저녁. 날짜변경선을 건너 만난 하늘만은 오랜 익숙함으로 다가오는 첫째날이다.


이국에서 보내는 하루는, 그 상황만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갈망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으리라.


그래도 멀긴 멀더라. 세 편의 영화와 한 권의 책을 다 보고도 남을 정도로 비행시간(총 11시간)이 넉넉했다.


하늘에서 먹은 불고기 쌈밥. 매우 훌륭했다.
당분간 머지막이란 생각 + 선택권도 없어 먹은 김치볶음밥이었는데... #할말하않

정유정의 글은 변함 없었다. <진이, 지니> 역시 지독하게도, 끝까지 생의 감각을 묻는 것을 몰아붙이는 이야기였다. 다만 <7년의 밤>에서 어렴풋이 느끼고 <28>에서 좀더 배어나왔던, 한 가닥의 희망과 그 때문에 많은 것들을 외면했던 사람이 끝내 다시 삶에 충실하는 장면을 좀더 명징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식상한 말들은, 결국 그 말들이 적어도 진실이기에 구전되고 또 구전되어 온 것 같다.


<캡틴마블>은 너무 뻔했다. 이 또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변함 없었다' 아니면 '마블시리즈는...'이라고 해야할까. 워낙 '여성영웅의 시대'를 향한 거센 환호의 파고를 목격해온지라 기대가 컸을 수 있다. <스타 이즈 본> 역시 예상가능했던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OST가 좋았다. <글로리아 벨> 은 기대와 달리 '줄리안 무어는 여전히 멋지다'는 결론밖에 내릴 수 없었다.


어쨌든 이번 출장은 가급적 매일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 기억은 불완전하다. 기록하지 않으면 잊는다.그나저나 아이들은 잘 자고 있으려나...


독일 첫 날, 첫 만찬의 장소
독일식 족발, 슈바인 학세. 푹 익힌 고기를 양배추절임(자우어크라우트) + 매쉬 포테이토와 같이 먹는다.
'후랑크 소세지' 고장에 왔으니 프랑크푸르트 소시지도 먹어야지. 뒤쪽은 독일식 돈까스라 할 수 있는 슈니첼. 송아지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송아지로.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맥주. 세 번째 잔은 이 지역에서 즐겨먹는다는 애플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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