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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20. 2016

10. 펀드보다 저금리가 더 위험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가 역대 최저치다. 경기침체의 골이 그만큼 깊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로 전 세계가 경기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각국이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했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다. 기준금리 1.25%는 기대인플레이션보다 낮은 수준으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내려갔음을 의미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내려감에 따라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도 대폭 내렸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 직후 한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7.3%까지 치솟았지만, 지금은 지속적으로 내렸다. 여기에 이자 소득세까지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더 내려간다. 


   문제는 이런 저금리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경기침체의 골이 더 깊어지는 형국이다. 유럽 재정위기와 이로 인한 미국, 중국 등의 경기침체 여파 때문이다. 소비, 투자와 같은 내수가 부진한데다가 특히, 우리나라는 수출비중이 높은데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사정도 여의치 않은데, 세계 경제가 아직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이 더 커질 수도 있다. 


   IMF 외환위기 이전에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10%를 넘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기예금 금리가 1.5% 수준이다. 1.5%면 1억 원을 맡기면 세금을 떼고 난 후 받는 금액이 매월 12만6천 원에 불과하다. 3억 원을 맡겨도 38만 원에 불과해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면 이자로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실제 몇 억 원을 가지고 노후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낮은 이자 때문에 불안해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바로 선진국에서 말하는 저금리 위험이다. 직업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매월 월급을 받기 때문에 저금리의 위험을 잘 체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은퇴한 이후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그때부터는 젊을 때 모아 둔 자산 소득으로 살아야 하는데, 자산 소득으로 산다는 게 이자로 생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 2%의 정기예금에 20억 원을 맡겨야 세금을 떼고 난 후 매월 이자로 250만 원을 받는다. 그러면 겨우 이자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20억 원을 모으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따라서 저금리는 인플레이션이라는 확정적인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저금리 위험이 은퇴 후 당신의 삶을 위협하게 된다. 미래의 삶이 확정적으로 어려운 것보다는 어느 정도 위험을 부담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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