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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20. 2016

11. 인플레이션과 주식투자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지금은 아예 펀드는 쳐다보기도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2007년 펀드 투자의 광풍이 몰아쳤었다. 투자수익에 대한 열광 때문이기도 했지만, 왜 이 당시 재테크의 화두로 펀드 투자가 떠올랐을까? 굳이 은행 예금이나 국채를 두고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면서 노심초사해 했을까? 이는 주식이 저금리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기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12% 하던 시절에는 굳이 주식에 투자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수익을 올림과 동시에 연 4 ~ 5% 정도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자산을 불리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IMF 이후부터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은행 예금으로는 물가상승률도 따라 잡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으니,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 투자가 각광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이 안전한 은행 예금을 선호하고 있지만 시간을 두고 위험자산으로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깨닫게 되는 순간부터 자산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언제나 존재하는 위험이며, 확정적인 위험이다. 미국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그의 저서 『주식투자 바이블』에서 인플레이션의 위험에 대한 재미있는 우화를 소개하고 있다. 


   한 젊고 부유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을 헤매다가 깊은 잠에 빠졌다. 그는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일어났고, 정신을 차린 후 가장 먼저 그의 포트폴리오가 생각났다. 공중전화를 찾아서 그는 자신의 브로커에게 수신자 부담으로 전화를 걸었다. 컴퓨터 자동응답기가 그의 계좌내역을 전해준다. “고객님의 주식 포트폴리오는 5백억 달러이며, 단기채권 포트폴리오는 5억 달러, 장기채권 포트폴리오는 5만 달러입니다.” 늙어버린 투자가는 자신의 엄청난 재산에 매우 놀랐다. 하지만 곧이어 다음과 같은 말이 들려온다. “수신자 부담 통화는 60초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통화를 3분간 더 연장하시려면 1백만 달러를 넣으십시오.” 


   이 이야기를 처음 듣는 사람들은 거의 언제나 웃는다. 현재의 물가 수준을 모르고서는 보유하고 있는 돈으로 무엇을 구매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이 앞으로 은행 예금보다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이유도 바로 인플레이션에 있다. 더구나 평균 수명이 갈수록 길어지고 있으니, 은행 예금에 기대서는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기도 만만치 않다. 사실 앞으로는 “얼마를 버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자산을 불려나갈지”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주식은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훌륭한 헤지 수단일지라도,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급락할 수도 있다. 이는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주가의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주식투자를 통하여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수익을 올리고자 한다면 느긋한 마음으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역사적으로 장기적인 주식투자는 채권수익률은 물론이고,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익을 올렸음이 여러 분석에 의해 입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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