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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수복 Aug 19. 2016

9. 자산시장의 메가트렌드, 이제 다시 펀드다

   펀드 투자자들의 원성이 아직도 그칠 줄을 모른다. 주식시장의 하락도 영향을 주었지만, 무엇보다도 국내 금융기관들의 불완전판매가 고객의 신뢰 상실로 이어져 안타깝게 생각되는 부분이다. 은행이나 증권회사 객장에 고객들의 원성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들이 많다고 한다. 자업자득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저금리가 고착화되는 경제구조 속에서 마땅한 대안 투자처가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물론 과거에는 부동산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은 훌륭한 투자처였지만 앞으로는 부동산 투자를 통하여 과거와 같은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 현실이라고 할 수 있다. 오히려 가계자산 중 7, 80%에 달하는 높은 부동산 비중을 줄여야 한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떤 투자처로 돈을 굴려야 은퇴 후 2, 30년을 돈 걱정 없이 보낼 수 있을까? 답은 한 가지다. 이제 다시 펀드다. 투자자로부터 금융기관이 신뢰를 회복한다면, 그리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 여파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는다면 결국 투자자들은 다시 펀드로 돌아올 것이다. 돌아올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재테크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 예금은 비상자금이나 예비자금을 보관하는 이상의 역할을 하기는 어렵다. 돈을 불리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뜻이다. 원자재펀드, 자문형 랩, ELS, ETF, 리츠 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있지만, 저금리의 파고를 넘을 주력은 역시 채권, 또는 채권형펀드, 주식형펀드가 될 것이다. 이제 다시 펀드다. 


   문제는 ‘올바른 투자문화를 정착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늘 주식시장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즉, 항상 투자자의 마음이 편안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주식시장이 하락하거나 심지어 심각한 폭락으로 투자자들을 패닉 상황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잘 극복하는 것만이 성공적인 투자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이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투자자들이 믿을만한 자산관리사는 어떤 덕목을 갖추고 있어야 할까? 우선 정직을 첫 번째로 꼽는다. 정직이란 조언자 본인이나, 자신이 속한 금융기관의 이익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장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조언해주는 것을 말한다. 대개의 경우 자신이 속한 금융기관에서 미는 금융 상품을 추천하거나 수수료 수익이 높은 금융 상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고객의 입장뿐만 아니라 조언자의 입장에서도 사소한 이익에 얽매이지 않는 중립적인 조언은 고객으로 하여금 신뢰감을 심어주고 이로 인해 더 큰 수익을 안겨주는 경우가 많다. 


   둘째 실력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아무리 정직하더라도 실력이 없으면 큰 도움을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금융기관에서 근무한 경력은 얼마나 되는지, 지금까지 어떤 업무를 담당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해봐야 한다. 금융기관 직원이라고 모두가 금융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것은 아니다. 내가 앞으로 조언을 받을 담당자가 금융기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인지 아니면 갓 입사한 풋내기인지 정도는 체크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금융 소비자의 당당한 권리다.


   마지막으로 자산관리사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본인의 상황을 점검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에도 병원을 자주 옮겨 다니는 것보다 한 병원을 정해놓고 꾸준히 다니는 것이 좋다. 이른바 주치의를 만드는 것이다. 금융도 마찬가지다. 믿을만한 금융 주치의를 두면 어렵지 않게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직원의 금융지식 역량강화에 힘쓰고, 건전한 투자문화를 확산시켜 나간다면 투자자들로부터 다시 신뢰를 회복할 것이다. 이것이 토대가 되어 오히려 펀드 시장이 커지고 금융기관들의 이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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